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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에서 강제 노역을 하다 19년 만에 가족을 만난 청주 ‘축사노예’사건이 인권영화로 거듭난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을 주제로 15∼20분 분량의 영화를 제작해 8월쯤 열리는 제6회 경찰 인권영화제에 출품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세상에 알려졌다. 피해자 고모(48·지적장애 2급)씨는 1997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김모(60)씨 축사에 끌려가 19년 동안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경찰에 발견됐다. 고씨는 축사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했으며, 일을 제대로 못 하면 김씨 부부로부터 매를 맞기도 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으로 품으로 돌아온 고씨는 현재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에서 일을 배우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김씨 부부 농장에서 학대를 당하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영화에 담을 예정이다.
기획 시나리오 연출 촬영 연기 등 영화제작 전 과정을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도맡기로 했다. 고씨를 처음 발견한 경찰관이 영화에 직접 출연한다.
영화 제목은 축사생활 시절 고씨의 별명이었던 ‘만득이’로 정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인권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씨 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며 “고씨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더 관심을 기울이자는 메시지를 영화에 담을 생각”이라고 했다.
충북경찰청은 영화를 완성되면 유튜브에도 공개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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