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와 노인 부부 증가로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건수가 지난 4년간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학대 4건 중 1건은 치매 노인 학대였다. 또 노인 빈곤율이 높은 상황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은 ‘자기 방임’이 많아, 3번째 많은 가해자가 ‘본인’이었다.
14일 보건복지부가 ‘제1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15일)을 맞아 발표한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에 대한 학대는 지난해 4,280건으로 2015년(3,818건)보다 12.1% 늘어났다. 신고 사건 중 노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에서 학대로 판명된 수치다. 학대 건수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3,424건) 이후 매년 늘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은폐됐던 노인 학대 사례가 드러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老)-노(老)학대 사례가 급증했다. 노-노 학대 건수는 2012년 1,314건에서 2014년 1,562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2,026건에 달했다. 노-노 학대 가해자는 배우자가 45.7%(926명)으로 가장 많았고, 본인(25.8%)과 아들(10.7%)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인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40.1%), 신체적 학대(31.3%), 방임(11.4%) 순으로 많았다. 노인 학대의 89%(3,779건)가 가정 내에서 발생했고, 학대 피해자는 여성이 72.3%, 남성이 27.7%였다. 가해자(4,637명)는 아들(37.3%)이 가장 많았고 이어 배우자(20.5%), 노인 본인(11.3%), 딸(10.2%), 노인 복지시설 등 관련 종사자(8.5%) 순이었다.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거나 치매가 의심되는 노인에 대한 학대 건수는 1,114건으로 전체 노인 학대 가운데 26.0%를 차지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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