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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밀리면 개혁 동력 상실” 인선 정국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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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밀리면 개혁 동력 상실” 인선 정국 정면돌파

입력
2017.06.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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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요구엔 타협 거부

국정운영 첫발 위한 고육지책”

추경ㆍ정부조직법 처리까진 험로

상임위 오찬 등 적극 소통 나서

문재인(왼쪽 첫 번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회 예결위원장 및 간사단, 국회 상임위원장단 오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왼쪽 첫 번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회 예결위원장 및 간사단, 국회 상임위원장단 오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청와대가 1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통해 인사청문 정국 돌파에 나선 것은 조각(組閣)을 서둘러 원활한 국정운영의 첫 발을 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야3당이 제기한 의혹들이 지명을 철회할 정도가 아닌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찬성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수세적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야3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6월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청와대는 그간 추경안ㆍ정부조직법과 인사 문제를 투 트랙으로 접근해 왔다.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을 감안,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를 위해선 야당을 존중하고 국회와 소통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회 예결위원장 및 간사단,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 것은 같은 맥락에서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회 시정연설에 나섰고, 이에 앞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ㆍ원내대표단과 차담회를 통해 추경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과 소통하는 자리에선 국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야당을 자극하지 않았다.

동시에 청와대는 인사에 대한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인사 낙마로 정부 초기 개혁 추진의 동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상조 공정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현재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자질, 능력 등 정책적 지향을 검증하기보다 흠집내기 식으로 하니 정말 좋은 분들이 특별한 흠이 없어도 인사청문회 과정이 싫다는 이유로 고사한 분들이 많다”며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설득 노력에도 야3당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 후보자의 경우도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의 주무장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임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시한인 14일까지 기다린 다음, 16일까지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요청할 방침이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고민이다. 야3당의 반발 속에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인선안을 상정할 수 있지만 자칫 야3당의 반발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다만 국회 표결이 무산되거나 부결되더라도 김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신분은 유지된다. 이 경우 당분간 헌재소장 대행체제를 상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임명을 연계하려는 야3당의 전략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그러나 논란이 된 인사들을 모두 강행 처리할 경우 추경 처리에도 당분간 야3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은 이날 정부의 일자리 중심 추경안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정부ㆍ여당과의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경이야말로 투입 시기를 놓치면 그 의미를 잃게 된다”며 “6월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을 믿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여론전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의 경우 박근혜 정부가 설치한 미래창조과학부를 존치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조직 개편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청와대의 장관 임명 강행과 맞물려 추경안과 함께 패키지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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