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멤버이자 래퍼인 지드래곤(29ㆍ본명 권지용)이 신작 ‘권지용’을 CD가 아닌 USB로만 오프라인에 유통해 화제가 된 가운데, 앞으론 음악 시장에서 USB도 음반으로 분류된다. 다만, 음반 집계 관련 사이트들 사이 USB에 음원이 담겨 있느냐 여부를 두고 음반 인정 여부가 엇갈려 혼선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지드래곤의 ‘권지용’이 일부 사이트에선 앨범 판매량 집계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지드래곤의 콘서트 현장에서 일부 판매된 ‘권지용’ USB는 MP3 같은 음원이 담겨 있지 않고, 음원을 특정 사이트에서 다운 받아 써야 하는 방식이었다.
13일 음반 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가 공인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는 이르면 이달부터 앨범 판매 집계 대상에 USB도 포함하기로 했다. LP와 테이프, CD만 오프라인 앨범으로 집계했던 관례를 깨고 USB도 음반으로 인정한 것이다. 음콘협 관계자는 “음악을 담는 매체 변화를 반영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가수들의 USB 제작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CD를 내지 않고 USB만 발매하는 쪽으로 추세가 급변하고 있어 내린 조처다. 또 다른 음반 판매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 측도 “USB 판매도 앨범 판매량 집계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양 측 다 USB를 음반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이지만, ‘권지용’ USB를 두곤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가온차트는 ‘’권지용’ USB는 음반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반면, 한터차트는 ‘음반에 해당한다’고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가온차트 측이 ‘권지용’ USB를 음반으로 보지 않는 배경엔 저작권 규정이 있다. 매체에 음원을 고정해야 음반이라고 보는데, ‘권지용’ USB는 매체 안에 음원이 고정된 게 아니라 온라인에서 다운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음반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한터차트 측은 “‘키노 앨범’도 음반으로 봐 음반판매량을 집계하고 있다”며 “‘권지용’ USB도 같은 이유로 앨범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키노 앨범은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카드 형태로 제작된 매체다. 이 키노 앨범을 가온차트는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고, 다운로드로 별도 집계한다.
가온차트와 한터차트의 ‘권지용’ USB 앨범 판매량 집계 포함 여부가 엇갈리면서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들은 음악프로그램 순위 산정에 두 차트의 자료를 따로 반영하고 있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은 가온차트를, KBS2 ‘뮤직뱅크’와 Mnet ‘엠카운트다운’은 한터차트의 자료를 각각 사용해 매주 순위를 매긴다. 오는 19일 ‘권지용’ USB가 정식 유통된 뒤 앨범 판매량 집계 여부에 따라 지드래곤의 음악 프로그램 순위가 엇갈리면 일부 팬들의 반발도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YG는 “‘권지용’ USB에 음원을 담아 발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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