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5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2015~16시즌 정규리그에서 미국프로농구(NBA) 단일 시즌 최다승인 73승(9패)을 올렸다. 적수가 없던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에서도 클리블랜드에게 3승1패로 앞서며 우승이 유력시 됐다. 하지만 ‘킹’ 르브론 제임스(33)가 이끈 클리블랜드에 내리 3연패를 당하며 NBA 사상 길이 남을 역전패로 우승컵을 헌납했다.
망연자실한 골든스테이트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활약하던 ‘전국구 스타’ 케빈 듀란트(29)를 영입해, 후일을 도모했다. 이미 올스타급 라인업을 구축한 골든스테이트 전력에 ‘옥상옥’이라는 시선도 있었으나 오직 파이널 우승을 위한 권토중래의 포석이었다.
골든스테이트가 ‘우승 청부사’ 듀란트를 전면에 내세운 ‘큰 그림’을 마침내 완성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 NBA 파이널(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를 129-120으로 꺾고 시리즈를 4승1패로 마무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3승1패로 앞선 이후부터 준비했던 샴페인을 당시 5~7차전과 3승으로 앞서던 올 시즌 4차전에 이어 다섯 경기 만에 터뜨린 셈이다. 구단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다.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에서 전체 최고 승률(0.817ㆍ67승15패)로 서부콘퍼런스 1위에 오른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 파죽지세의 위용을 뽐냈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1라운드 1차전부터 클리블랜드와 파이널 3차전까지 15전 전승을 기록하며 미국 4대 프로스포츠(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풋볼) 사상 플레이오프 최다연승 신기록을 썼다.
편파판정 논란이 일었던 파이널 4차전에서 비록 패했지만 5차전을 이기며 16승1패라는 경이적인 승률로 2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NBA 역사상 플레이오프와 파이널에서 1패만 당하고 우승한 사례는 올해 골든스테이트 외에 1983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2001년 LA 레이커스 등 두 번뿐이었다.
파이널 MVP의 영예는 듀란트에게 돌아갔다. 듀란트는 5차전에서도 39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하는 등 5경기에서 평균 35.2득점에 8.4리바운드 5.4어시스트 1.6블록슛의 맹위를 떨쳤다. 파이널에서 5경기 연속 30득점 이상 기록한 것은 2000년 샤킬 오닐 이후 17년 만이다.
비난을 감수하며 라이벌 팀으로 옮긴 듀란트에겐 부담이 큰 이적 첫 시즌이었다. 최고의 선수들이 한데 모인다고 해서 반드시 성적이 담보되지 않는 게 예측불허 스포츠의 세계다. 그러나 듀란트는 기존의 스테판 커리(29)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골든스테이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생애 첫 우승 후 그는 “4차전에서 패한 뒤 이틀 동안 잠을 못 잤다. 2012년부터 르브론 제임스만 보며 농구를 했다. 한 번씩 우승을 주고받았으니 또 다시 파이널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듀란트와 커리 외에도 클레이 톰프슨(27)까지 ‘빅3’가 건재했고, 안드레 이궈달라(33), 드레이먼드 그린(27), 자자 파출리아(33), 저베일 맥기(29) 등은 궂은 일에 충실하며 골든스테이트의 3년 연속 파이널 진출을 일궈냈다. 골든스테이트는 다음 시즌 커리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만, 잔류가 확실하다. ‘빅3' 가운데 커리와 듀란트는 1988년생, 톰프슨은 1990년생으로 골든스테이트는 1990년대 시카고 불스를 능가하는 ‘왕조’를 구축할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반면 8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한 현역 최고 선수 르브론 제임스는 5차전에서도 41점 13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고군분투하며 5경기에서 평균 33.6점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평균 트리플더블’의 엄청난 성적을 냈지만 네 번째 우승 대신 다섯 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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