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2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북한은 미국의 평화와 안보에 가장 급박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에 서면으로 제출한 모두 발언자료에서도 5개월 전인 취임 초반 러시아를 최고 위협으로 적시한 것과 달리, 김정은 정권을 ‘(미국의) 새로운 최고 위협’, ‘첫 번째 위협(NO. 1 Threat)’으로 지목했다. 최근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미 본토 공격 위협이 커짐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경계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기술이 그 개발 속도나 범위 측면에서 증대돼왔다”고 우려하며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그는 “미국의 해상, 육상, 병참 기지가 주야간 전천후 정밀유도무기의 위협에 놓여있다”고 말하며 북한에 대한 경계 강화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날 군사위원회에 매티스 장관과 함께 나온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북한을 제1 위협으로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중국, 테러조직과 함께 북한을 ‘핵심 도전(key challenges)’로 지목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미국의소리’(VOA)를 통한 논평 형식으로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모든 수단을 사용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하며 대북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ICBM 발사 등) 가정적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모든 방안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방안을 남겨둔다’는 건 최후 수단으로 군사 대응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을 통해 북한 경제를 옥죄려는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북한과 사업 거래를 하는 나라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 사업을 하는 중국 내 기관에 대해 중국과 논의했으며 중국도 북한을 압박하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 왔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중국 정부에 북한과 거래해온 10여개 중국 기업ㆍ개인을 올여름까지 제재하라고 요구했으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직접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실제 제재에 나설 경우 경우 북핵 문제 관련 ‘세컨더리 보이콧’의 첫 사례가 된다. 이 조항은 개성공단은 물론이고 해석 여하에 따라서는 남북한 사이의 인도적 교류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접근에도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13일 방북한 전직 유명 미국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대북 특사’자격으로 김정은을 만날 것이란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로드먼이 TV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이 깊으며, 다섯번째인 그의 방북이 단순한 개인 일정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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