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한은 총재, 4년 만에 독대 회동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만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공조 방안을 모색했다.
부총리는 이날 낮 서울 중구 한은 본관을 찾아 금통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 총재와 오찬회동을 했다. 경제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하는 것은 2014년 4월 현오석 부총리 이후 3년여 만이다.
김 부총리는 인사말에서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를 끌고가는 데 정말 중요한 기관”이라며 “한국은행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많이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왔다”고 말했다. 또 전날 한은 창립 67주년을 축하한다며 “작년에는 행사에 참석했는데 올해도 행사를 외부에 개방했다면 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전날 취임식도 못한 채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 갔다며 “일자리 추경을 빨리 처리하기 위한 당부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취임을 축하드리고 많은 일정으로 바쁘실텐데 취임하자마자 한은을 찾아준 데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어려웠던 상황에서 위기 극복과 경제 안정을 위해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부총리와 함께 열심히 했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소개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경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안팎 여건을 살펴보면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계부채, 청년 실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구조적 문제가 쌓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겠지만 부총리가 그동안 지식과 경험, 훌륭한 리더십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정책을 펴나가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한은도 본연 임무인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경제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정책대안도 제시하겠다”며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더덕구이, 갈치구이 등이 나오는 3만 원짜리 한식 백반으로 배석자 없이 오찬을 했다.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의 독대는 2013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전날 한은이 내놓은 통화정책 긴축 시사 메시지와 함께 수출, 가계 부채, 부동산 문제 등 경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부터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진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김 부총리가 취임식도 하기 전에 이 총재를 만나러 한은을 직접 찾자 이 총재 역시 건물 1층에 내려와 김 총리를 맞는 성의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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