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요미우리 공동여론조사] 대북 정책

한ㆍ일 양국 모두 ‘북한과 대화 중시’ 여론 커져

한국인 51% “트럼프 압박 효과” 인정
일본인 83% “북ㆍ미 무력 충돌 불안”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한미일 3자 회동에서 한민구(왼쪽부터) 국방장관과 매티스 미 국방, 이나다 일 방위상이 손을 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한일 양국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으로 김정은 정권과 대화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난해에 비해 커졌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화를 통해 북한의 무력 도발을 저지해야 한다고 여기는 비율이 경제제재 등 압박을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을 역전해, 진보 정권의 출범으로 여론도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시키려면 대화와 압박(경제제재 등) 중 무엇을 중시해야 하냐’는 질문에 한국인 44%가 ‘대화 중시’라고 답해 ‘압박 중시’ 응답(29.6%)을 약 15%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로 압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질문에서 40.5% 대 34.9%로 대북 압박을 더욱 효과적인 수단으로 본 여론 지형과 전면 대비되는 추세다. 한국 여론의 변화는 문재인 정권 출범으로 대북 교류 증진 및 ‘달빛정책’으로 불리는 대북 포용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한 이들 중 57.1%가 대화를 주요 수단으로 택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자(28.9%),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자(25.2%) 내 비율과 2배가량 차이 났다.

일본의 경우 압박 중시(51%) 응답이 대화 중시(41%)보다 많았음에도, 두 응답 사이 격차가 지난해 24%포인트에서 올해 10%포인트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해 연일 자위대 훈련을 전개하는 데 이어 자민당에선 북한 사전공격 체제에 대한 목소리까지 내고 있으나, 이에 대한 일부 회의론이 일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권 초기 북한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렸다. ‘미국의 대북 군사압박 강화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중단에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효과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한국인은 51.4%로 절반을 넘어선 반면 일본인은 41%에 그쳤다.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본 비율은 한국의 경우 44.4%였지만 일본은 55%를 기록했다.

대북 군사압박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일본인들의 진단은 현재 일본 사회에 팽배한 북미 간 무력 충돌에 대한 불안감과도 같은 선상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중 무려 83%가 미국과 북한의 대립이 향후 무력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을 ‘매우’ 또는 ‘다소 느낀다’고 답했다. 한국인은 55.6%만 이와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아베 정부가 지난 4월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대피 훈련을 대폭 늘리는 등 공포감 조장 전략을 펼친 결과로 볼 수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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