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돼 12주 치료에 300만원 안돼
C형 간염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치료하기 대단히 어려운 병이었다. 치료에 쓰는 주사제가 6개월~1년 동안 심각한 부작용으로 40% 가량 치료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만성 C형 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80% 환자는 만성으로 악화돼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이어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 가운데 유전자형 1b형은 45~59%, 1a형 3%, 4형 0.2%를 차지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전자형 1b형은 다른 유전자형보다 간암 위험이 1.78배나 높다는 보고도 있다.
다행히 C형 간염을 90% 이상 치료하는 먹는 C형 간염 치료제가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대다수(82.3%)가 치료비 부담을 걱정했다. 또,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내성으로 인한 낮은 치료효과를 우려했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복제해 내성관련 변이가 있으면 효과가 크게 떨어져서다.
최근 약값 부담을 크게 줄인 먹는 C형 간염 치료제가 나왔다.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와 엑스비라(다사부비르)가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환자를 포함한 유전자형 1ㆍ4형 만성 C형 간염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지난 1일부터 적용됐다. 환자 부담이 12주 기준 299만8,000원으로 크게 줄었다.
비키라/엑스비라는 12주간 복용으로 유전자형 1b형 한국인 환자 대상 임상 연구 (ONYX-I과 ONYX-II)에서 100% 바이러스를 완치했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작용 메커니즘과 겹치지 않는 내성 프로파일을 가진 3가지 성분 복합제로 내성관련 변이가 생겨도 효과가 같아 내성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비키라/엑스비라는 투석(透析) 환자를 포함한 콩팥장애 동반 유전자 1형과 4형 C형 간염 환자에게 콩팥장애 중증 여부 및 용량 조절 없이 처방할 수 있다. 유전자형 1b형 가운데 중증 콩팥장애 C형 간염 환자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Ruby-1 part2) 결과, 96% 환자에서 바이러스를 없앴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러 임상 연구에서 바이러스를 없애고 안전성까지 확보한 비키라/엑스비라의 건강보험 급여로 C형 간염을 확실히 치료하는 것은 물론 치료비 부담도 줄이게 됐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