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용 디지털카메라 시장에도 미러리스 시대가 올 것입니다.”
다나카 켄지(51) 일본 소니 렌즈교환식 카메라 총괄 사업부장은 미러리스의 전성시대를 확신했다. 고급형 일안반사식(DSLR)과 보급형 미러리스 제품으로 양분됐던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대세는 결국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한 미러리스로 통합될 것이란 게 그의 진단이었다.
지난 9일 35㎜ 이미지센서를 갖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α)9’의 국내 출시 행사에 참석한 그는 기자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1989년 입사, 28년 동안 주로 카메라 사업부에서 일해 온 그는 소니를 글로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40%대의 점유율로 1위에 올려 놓은 주역이다. 지난 2013년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α)7’ 시리즈 출시도 그의 손에서 잉태됐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본체 내부에서 반사경을 뺀 제품으로, 반사경이 포함된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 비해 부피와 무게가 줄어서 휴대성도 높다.
그는 미러리스카메라 대중화의 배경을 스마트폰에서 찾았다. 최근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가 고사양화 되면서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영역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수요는 여전하다. 다나카 사업부장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원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것이 미러리스 카메라가 틈새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DSLR과 미러리스를 합한 세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은 지난 2012년 2,0157만대에서 2016년엔 1,160만8,00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같은 기간 동안 DSLR 규모는 1,620만대에서 844만9,000대로 절반 가까이 급감한 반면 미러리스 시장은 395만7,000대에서 315만9,000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다나카 사업부장은 “글로벌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규모 축소는 DSLR이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고 평가했다.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쟁력은 역시 차별화된 기술력에 있다. 특히 이미지센서와 프로세서, 렌즈 등의 핵심 부품을 모두 소니에서 내부 생산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50%대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소니 이미지센서의 경우 경쟁사 제품에도 채용될 만큼 경쟁력은 이미 인정 받고 있다. 다나카 사업부장은 “다른 카메라 업체들에 비해 소니의 제품이 시장 요구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핵심 부품들의 자체 생산능력에 있다”며 “이런 능력이 곧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성공의 주된 이유였다”고 평가했다.
소니는 이처럼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이미 검증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DSLR을 비롯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주도권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나카 사업부장은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제품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잠재 성장성이 큰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의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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