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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메이 총리 ‘데드 우먼 워킹’ 신세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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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메이 총리 ‘데드 우먼 워킹’ 신세 전락

입력
2017.06.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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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보수당 인사, 사퇴 시점 놓고

형장으로 가는 사형수에 빗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 성찬식에 참가하기 위해 잉글랜드 남동부 버크셔주 소닝 소재의 한 교회에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 성찬식에 참가하기 위해 잉글랜드 남동부 버크셔주 소닝 소재의 한 교회에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테리사 메이)는 이제 ‘데드 우먼 워킹’으로 볼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남은 질문은 그가 얼마나 사형수 구치소에 머무를지인데, 역시 시간 문제다.”

총선 참패 후 연일 사퇴론에 부딪히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 독설이자 냉철한 현실 진단평이 날아들었다. 보수당 소속으로 메이 총리 집권 직전 재무장관을 역임한 조지 오스본(현 일간 이브닝스탠더드 편집장)이 11일(현지시간) BBC방송에 출연해 메이 총리를 ‘형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형수’에 빗대 총리 사퇴가 임박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머지않아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주 중반이면 그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메이 총리를 향한 사퇴 압박과 함께 당의 부활책을 내놓으라는 독촉이 계속 거세지고 있다. 보수당 내부에서 이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노선을 변경해 총선 충격을 덜어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당 온건파를 대변하는 루스 데이비슨 스코틀랜드보수당 대표는 경제 및 무역 분야 개방도를 높인 ‘소프트 브렉시트’, 즉 ‘오픈 브렉시트’를 공개 촉구하고 나섰고, 메이 내각의 핵심인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도 “일자리와 번영을 지탱하는 브렉시트 협상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한편 영국이 노선을 수정할 경우 브렉시트 협상이 최대 1년 지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메이 총리에게 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당의 입장 선회는 그만큼 노동당에 지지자들을 대거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날 공개된 서베이션 여론조사(10일 실시ㆍ1,036명)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지지율 45%를 기록해 메이 내각이 들어선 이래 처음으로 보수당(39%)을 앞질렀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BBC에 “영국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다시 총선을 해도 우린 자신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여전히 소폭 개각을 단행하는 등 자체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11일 메이 총리는 국무조정실장에 데미언 그린 고용연금부 장관을, 법무장관에 데이비드 리딩턴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를, 환경식품농무부 장관에 마이클 고브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각료진을 일부 교체했다. 영국 언론들은 특히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고브 전 장관 인선에 주목, 이번 소폭 개각을 ‘하드 브렉시트’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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