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31ㆍ4위ㆍ스페인)이 프랑스오픈에서 10번째 우승을 뜻하는 ‘라 데시마’(la decimaㆍ한 대회에서 10번째 우승을 뜻하는 스페인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달은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스탄 바브린카(32ㆍ3위ㆍ스위스)를 세트스코어 3-0(6-2 6-3 6-1)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라 데시마를 확정 짓는 데, 단 2시간 5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낙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210만 유로(약 26억 3,000만원)다. 테니스 오픈 시대(프로ㆍ아마 통합)가 시작된 1968년 이래 특정 메이저대회 통산 10번째 우승은 나달이 처음이다. 나달은 앞서 2005~08년까지 4년 연속, 2010~14년까지 5연패를 차지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10전 전승을 거뒀고, 프랑스오픈 통산 전적도 79승 2패, 승률 97.5% 절대왕조를 구축중이다.
나달의 프랑스오픈을 제외하고 특정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은 윔블던에서 피트 샘프러스(은퇴)와 로저 페더러(36ㆍ스위스)의 7회다. 노박 조코비치(30ㆍ세르비아)는 호주오픈에서 통산 6개의 우승컵을 수확했다. 여자부에선 마거릿 코트(호주)가 호주오픈 단식 11번 정상에 올랐으나 1968년 이전 우승 기록 7회가 포함돼 있다.
최근 2년간 무릎부상으로 고전했던 나달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달은 올시즌 들어 ‘클레이코트 황제’다운 위용을 유감없이 뽐내며 코트를 휩쓸고 있다. 이미 클레이코트에서 4개의 타이틀을 휩쓸었고, 지난 1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나달은 이날 바브린카를 상대로 위닝샷 개수에서 27대 19로 크게 앞섰고 범실은 12대 29로 훨씬 적었다. 특유의 포핸드 탑스핀이 걸린 공은 최대 분당 RPM(회전수)이 4,000에 이를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감독은 “나달이 부상회복 후 더욱 강력한 서브를 장착했다”고 평했다. 실제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잃은 게임 수도 35게임에 불과할 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무실 세트로 우승한 것은 2008년, 2010년에 이어 3번째다. 특히 나달은 전대미문의 ‘10ㆍ10ㆍ10’도 달성했다. 앞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 오픈 10회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몬테카를로 오픈도 통산 10회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프랑스오픈 10회 우승고지에 오르면서 500, 1,000시리즈에 이어 특정 메이저대회 10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도 쌓았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나달은 세계랭킹 2위에도 복귀했다. 2014년 10월 이후 32개월만이다. 한편 메이저 타이틀 통산 1위는 18개를 쓸어 담은 페더러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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