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넷플릭스의 작품 '옥자'는 새로운 영화다. 선 극장 개봉 후 온라인 공개가 관행으로 여겨진 극장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넷플릭스 공개와 극장 동시 개봉을 내건 것이다. 멀티플렉스 (CGVㆍ롯데시네마ㆍ메가박스)들은 '옥자'의 행보에 대해 "영화 산업 생태계 훼손이다"라고 주장하며 넷플릭스와 동시 개봉을 반대했다.
이로써 넷플릭스가 선언한 6월 29일 동시 개봉 전략은 멀티플렉스에서 제외될 확률이 커졌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불리해 보이지만 사실 상 잃을 게 없는 '옥자'다. 멀티플렉스들은 12일 열린 '옥자' 언론시사회에 대관마저 허용하지 않았다. 제작비 600억 원이 투입된 대형영화가 멀티플렉스가 아닌 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에서 시사회를 여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멀티플렉스로부터 외면당한 '옥자'는 극장 개봉을 위해 단관인 대한극장, 서울극장의 스크린 확보를 노리게 됐다. 하지만 '옥자'가 이렇게 스크린을 확보하게 되면 수많은 독립ㆍ예술 영화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멀티플렉스 몸집이 불어날 대로 불어난 상태에서 관객 확보가 어려운 단관극장이 '옥자'의 상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옥자'를 꼭 스크린에서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은 극장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 간의 답 없는 싸움에서 애꿎은 '작은'영화들이 상영될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옥자'는 크게 잃을 게 없어 보인다. 멀티플렉스에서 개봉을 하든 안 하든 손해를 보지 않는다.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하지 않으면 관객들은 넷플릭스에 가입해서라도 '옥자'를 볼 것이 자명하다. 가입자 유치가 목적인 넷플릭스의 바람대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넷플릭스는 오히려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넷플릭스를 몰랐던 이들도 기업을 알게 돼 돈을 들여 투자한 것 이상의 효과를 봤다. 멀티플렉스들이 '옥자'를 거부한 덕에 넷플릭스는 일부 관객들로부터 '동정론'까지 얻고 있기도 하다. 관객들은 멀티플렉스 측의 스크린 밀어주기와 독과점을 꼬집으며 "왜 '옥자'는 극장에서 못 보게 하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된 '옥자'는 개봉되는 순간까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극장 생태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 '옥자'가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을까? 넷플릭스의 대표적인 성공적인 사례가 될 시 멀티플렉스 뿐 아니라 배급사와 제작사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에게 연출 및 편집권을 비롯한 전권을 부여한 만큼, 거대한 자본과 '연출의 자유'까지 허용한 스트리밍 업체와 손잡고자 하는 감독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안서현, 틸다 스윈튼, 변희봉,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스티븐 연 등이 출연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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