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 이승엽/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전혀, 하나도, 손톱 만큼도, 정말로 기쁘지 않습니다."
삼성 이승엽(41)은 '의미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KBO리그 역대 4번째 진기록을 세우고도 그는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의무와 중심 타자로서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이승엽은 꾸준한 선수다. '마지막' 시즌을 뛰고 있는 올해도 변함이 없다. 그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1-2로 뒤진 6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비야누에바의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0호 홈런이자 1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이다. 이승엽은 데뷔 3년 차였던 1997년부터 올해까지(2004~2011년 일본 진출기간 제외) 매년 1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1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은 역대 4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다. 이승엽은 "전혀, 하나도 기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는 "100경기에 나가면 홈런 10개는 쳐야 한다. 나처럼 많은 연봉을 받고, 중심타선에 서는 선수에게 홈런 10개는 부족하다. 홈런 10개는 페이스만 좋다면 20,30경기 만에도 가능한 숫자다. 10년 연속 20홈런이라면 의미가 있겠지만, (13시즌 연속 10홈런은) 전혀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는 해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때기란 쉽지 않다.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이승엽은 "더 쳐야 한다. 부족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선수로서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프로 선수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아직 정상궤도로 가는 길목에 있다. 조금 더 타격감을 올리면 좋아질 거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사실 이승엽은 올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4월까지 홈런 4개를 때려냈지만 타율은 0.253에 그쳤다. 하지만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주 6경기에서는 홈런 3개를 때려내며 타점 9개를 수확했다. 타율은 0.308를 기록했다. 이승엽이 대포를 쏘아 올린 이 3경기에서는 팀도 모두 승리를 따내면서 상승세를 탔다. 이승엽은 "오랜만에 (일주일에) 홈런 3개를 쳤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만족할 수는 없는 수치다. 이승엽은 "감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몰아치기기 안 되니 타율이 안 오른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 이승엽이 완벽한 마무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동서고속도로’ 도로 위 떠있는 휴게소, 국내 최장 터널까지
진수희, 대치동에서 하버드 간 딸 “롤모델은 진수희” 깜짝
[이슈플러스] 탑-박유천-김현중…2세대 아이돌 절친의 몰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