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길거리 농구’ 로 불리는 3대3 농구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올림픽에는 남녀 32명씩 총 6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필자는 1994년 미국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던 3대3 길거리 농구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인연이 있다. 당시 길거리나 광장에 농구 코트를 직접 그리고, 농구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고 전국 5대 도시를 돌면서 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감회가 새롭다. 가장 많을 때는 3,400개팀 1만3,600명의 선수가 출전등록 신청을 하기도 했다.
3대3 농구는 운동이라기보다는 청소년들의 거대한 놀이 문화로써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 냈다. 만화와 결합한 슬랭덩크족, 음악과 결합한 프리 스타일 족, 드라마와 결합한 마지막 승부족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대3 길거리 농구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신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둘째, 올림픽 시청률 상승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다. 셋째, FIBA(국제 농구 연맹)의 마케팅 일환이다. 1992년 미 프로농구(NBA) 선수들이 처음 올림픽에 출전하여 ‘드림팀’을 세계에 선보임으로써 NBA는 MLB, NFL, NHL을 능가하는 전략으로 농구의 세계화에 성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FIBA는 2007년부터 3대3 농구의 국제대회 진출을 위해 경기 규정을 체계화했고, 마침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도 정식종목을 등록 시킴으로써 침체돼 가는 농구에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넷째, IOC의 성 평등 정책에 따라 혼성 경기종목(수영, 육상, 탁구, 양궁, 유도, 3대3 농구)이 대거 추가 되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44.2%, 2016년 리우올림픽 45.6%였던 올림픽 여성 참여 선수의 비율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48.8%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세계 3대 3 농구대회가 프랑스 낭트에서 6월 17~21일까지 개최된다. 국내 3대3 농구를 처음 도입한 필자가 3대3 대표팀의 한국 단장을 맡았다.
하나의 점은 선이 되고, 선은 면이 되고, 모양이 되어 형태가 만들어 지는 것처럼 젊은 시절 뿌렸던 3대3 길거리 농구의 씨앗이 거대한 스포츠로 자리 잡는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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