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된 오빠 협박한 여동생들 집행유예…매제는 구속
거액의 로또 당첨이 한 가정을 또 불행에 빠뜨렸다. 오빠가 40억 원 대 로또에 당첨되자 돈을 나눠줄 것을 요구하며 폭력을 휘두른 여동생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매제는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8월 친자매사이인 A, B씨는 오빠 C씨가 로또 1등(40억원ㆍ실수령금 27억원)에 당첨되자 “당첨금을 나눠주지 않으면 딸(조카)이 고등학교 때 저지른 일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두 자매는 또 형편상 따로 살고 있던 오빠가 당첨금을 받은 후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마련해 모셔가려 하자 욕설을 하며 이를 막았다. 이후 B씨 등은 전화와 문자를 보내 지속적으로 당첨금 분할을 요구하며 오빠를 협박했다. 남편과 함께 양산의 오빠 집으로 찾아가 “만나주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하거나 자신의 집인 것처럼 열쇠수리공을 불러 잠금 장치를 부수기도 했다.
이를 참다 못한 오빠는 재물손괴, 주거침입죄 등으로 두 여동생과 매제를 경찰에 고소, 사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당시 B씨와 살고 있던 70대 노모가 경남 양산시청 앞에서 “아들이 로또에 당첨되자 자신을 버렸다”며 1인 시위를 벌여 세간에 알려졌다. 노모의 시위는 B씨 등이 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안재훈 판사는 협박과 폭력행위 등을 인정해 두 여동생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사건에 주도적으로 간여한 매제의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가족 사이에 있어서는 안 될 중요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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