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보도.. 12만弗 미국 남성에게서 받아
올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살해 당시 현금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말레이 수사 당국 간부를 인용해 김정남이 말레이 체류 도중 만난 한 미국인 남성에게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월 13일 말레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던 중 북한의 사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으로부터 독극물 공격을 받고 피살됐다.
현지 경찰 조사결과, 김정남이 사망 당시 휴대했던 검은색 백팩 등에서는 북한 외교관 여권 및 노트북, 휴대폰 2대, 약품, 그리고 다량의 100달러짜리 지폐가 발견됐다. 100달러 지폐는 대부분 신권이었으며 300장씩 나뉘어 총 4개 묶음이 있었다. 대부분 국가에서 고액의 현금을 국외로 반출하려면 세관에 신고해야 하지만, 김정남은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 까다로운 검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말레이 경찰은 해당 현금을 김정남이 말레이 방문 기간 만났던 미국인 남성에게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월 9일 말레이 시내 한 호텔에서 한 미국인 남성과 약 2시간 동안 면담했는데, 이 남성이 미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수사 당국은 그 날 김정남 컴퓨터에 이동식저장장치(USB) 메모리가 삽입된 사실을 파악했으며, 이 점을 토대로 그가 특정 정보를 남성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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