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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대립군’, 사명감으로 찍은 작품”(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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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대립군’, 사명감으로 찍은 작품”(인터뷰①)

입력
2017.06.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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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이 '대립군'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김무열이 '대립군'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최종병기 활’ ‘은교’ ‘연평해전’, 드라마 ‘아름다운 신부’ 등 맡는 역할마다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무열이 이번엔 임진왜란 당시 남의 군역을 대신 살아주는 천민 대립군으로 돌아왔다. 영화 ‘대립군’에서 그가 맡은 곡수라는 캐릭터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인물로, 대립군의 안위를 걱정하는 명사수다.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대립군 개개인들은 안타깝고 복잡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현재 벌어지는 사건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들의 과거에 대해 일일이 보여주지는 않는다. 대신 대사를 통해 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대립군들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추측하게 만든다.

김무열은 “나는 기본적으로 대본에 있는 정보를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전사(前事)를 만든다. 곡수가 노망난 홀어머니를 집에 혼자 두고 나올 때 심정이 어땠을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길을 떠나는데, ‘옆집 아주머니에게 밥이라도 챙겨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했다”라며 곡수가 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대립군’에서 그는 대립군의 수장인 토우(이정재 분)를 친형처럼 믿고 따르지만, 중반 이후 그에게 반발하며 극의 변주를 일으킨다. 토우는 광해를 만난 후 대립군이 아닌 광해의 편에 서게 되는데, 그런 토우에게 곡수는 분노를 느끼며 대립한다. 곡수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지만 관객은 물론 대립군들도 그를 함부로 원망하지는 않는다. 곡수의 이런 행동은 대립군에게 ‘배신’으로도 볼 수 있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믿었던 토우의 반대편에 서야 했던 곡수의 심정은 어땠을까.

“토우와 이야기를 할 때 ‘우리 여진족과 싸웠을 때 아무도 안 도와줘서 시체 뜯어먹고 버텼잖아’라는 말을 한다. 당시 곡수가 무엇 때문에 버틸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아마 토우 역할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토우를 완전히 믿고 따랐을 텐데, 토우가 중간에 광해에게 간다고 했을 때 실망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무렵 곡수는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알게 된 상태였다. 때문에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고 광해에게 간다는 토우를 누구보다 미워했을 것이다”라며 “상황이 너무 답답하지 않나. 왕이 둘로 나뉘고, 핏줄 타령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일행에 대립군들은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됐기 때문에 다른 대립군들이 곡수에게 동질감을 느껴서 미워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곡수는 광해군에게 백성들을 살리려면 항복하라고 울부짖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연기하는 김무열 역시 에너지 소모가 심했을 것이다. 김무열은 “그때 흘렸던 눈물은 진짜였던 것 같다. 스태프들 중에 같이 우는 사람도 있었다. 이 신을 찍었을 때가 4차 촛불집회 날이었다. 촬영 내내 다들 마음은 광화문에 가 있었고, 촛불 켜는 사람의 마음으로 찍었다. 그래서 이 연기라도 할 수 있다는 것만이라도 감사했다. 작품을 통해서 위로를 받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대립군’은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아닌 500년 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지만, 김무열은 동시대 사람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가지며 극에 몰입했다. 때문에 그에게 이번 작품은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극과 차별점이 있었다. 그는 “옛날이야기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반성을 하게 됐다. 영화를 찍었을 때의 현실과 영화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대를 뛰어넘는 동질감이 있었다.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영화를 본다면 수천 번의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광해를 포함해서 다들 세상이 조금 바뀔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그동안 드라마ㆍ영화에서 수많은 작품을 해왔고, 뮤지컬 배우로도 크게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김무열보다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배우로서 늘 정진하고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로서의 욕심보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 김무열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려고 한다. 나는 항상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걸고 있었다. 연기적으로는 앞으로도 오래 보여드릴 계획이고, 이번에는 개인적인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는 전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한다. 배우를 광대라고도 하지만 작품을 통해 말을 걸고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귀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문화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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