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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영화] '불한당'을 위한 변(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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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영화] '불한당'을 위한 변(辨)

입력
2017.06.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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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한당'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불한당'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7분 기립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흥행 성적은 다르다. 9일까지 누적관객수 91만7223명으로 손익분기점(약 230만 명) 달성은 먼 꿈이 됐다. 지난달 17일 개봉 후 3주 만에 상영관이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한당'은 아직 뜨겁다. 지난 9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570여 명 규모의 '불한당' 대관이 이뤄졌다. 작품에서 영근 역을 소화한 배우 문지윤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서울 각지와 부산 등에서 매주 바쁘게 대관 일정이 잡혀 있고 또 추진 중이다. VOD 구매 인증, N차 관람 인증 등의 이벤트도 SNS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적게는 몇십, 많게는 몇천 명 단위의 행사에서 관객들의 애정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칸에서 호평 받았지만 국내 흥행에는 참패한 '불한당'의 모순에 답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한당'은 퀴어 로맨스와 누아르가 버무러진 영화다. 제작사 측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영화'라고 포장했지만, 아무튼 그렇다. 영상은 세련됐다. 미장센도 수려하고, 편집에 질척임이 없다.

설경구, 임시완이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췄다. CJ엔터테인먼트
설경구, 임시완이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췄다. CJ엔터테인먼트

끝났어도 끝난 게 아닌 '불한당' 응원의 근본적 이유는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불한당'은 재호(설경구 분)와 현수(임시완 분)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어긋난 믿음의 타이밍은 로맨스를 절절하게 만든다. 설경구 팬카페는 하루 만에 500명 가까운 신규회원을 받았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찾아보기 힘든, 제대로 섹스어필한 영화였다. 임시완의 때깔 좋은 연기는 '불한당' 누아르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다. 모종의 권력 구도에서 임시완이 설경구 위에 있다는 장치부터가 그렇다.

'불한당'은 운이 좋지 않았다. 개봉 초기 변성현 감독의 SNS 논란이 불거지면서, 영화는 포털에서 무자비한 평점 1점 테러를 맞았다. 칸에 가길 고대했던 변성현 감독은 칸에 가지 않았다. 배우들은 설경구 말마따나 "애비 없는 자식"처럼 칸 레드카펫을 밟아야 했다. 세월호 팔찌 착용, 광화문 촛불 집회 참여 등 변 감독이 일베가 아니라는 증거가 발췌돼 퍼졌지만 이미 영화의 흥행과는 먼 일이 돼 버렸다. 

일부 관객들의 열성적인 응원처럼, '불한당'은 이대로 묻히긴 아까운 영화다. 적어도 영화를 보지 않은 비(非)관람객 네티즌으로부터 50% 1점 테러를 받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 흔한 조폭 '알탕영화' 포스터에 싸여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불한당'은 결이 다른 영화다. 사람들이 '안 봐도 뻔하다'라고 하는, 보지 않고 내놓는 평은 틀렸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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