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ㆍ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참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10년 만이다.
행정자치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기억과 다짐’을 주제로 기념식이 거행됐다. 문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쳤던 30년 전 뜨거웠던 구호가 아직 귀에 생생하다”며 기념사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모든 발전과 진보는 6월민주항쟁에서 비롯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그 모든 성취를 바탕으로 출범했고, 그 정신 위에 서 있다”고 했다. 이어 “임기 내내 저 문재인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국민 한 사람임을 명심하겠다”며 “역사를 바꾼 두 청년, 부산의 아들 박종철 군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 군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탄핵정국 내내 이어졌던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촛불은 미완의 6월항쟁을 완성시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의미부여 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다시 민주주의’다,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는 발전할 것이고 인권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민주화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 ‘일자리대통령’이 되겠다고 거듭 말하는 것 역시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민주주의는 그저 형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구나 성실하게 8시간 일하면 먹고 사는 것 걱정 없고, 실패해도 다시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권도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기념사 중간 시민들의 박수갈채로 발언이 수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지선스님은 문 대통령에 앞서 단상에 올라, “6월민주항쟁은 누가 누굴 먹고 먹히는, 이기고 지는, 죽고 죽이는 운동이 아니었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상생하며 보다 완전한 민주주의로 가자는 운동이었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촛불혁명에 대해서는 “세계인이 높이 평가하는 시민혁명”이라고 추켜 세우며, “정부와 국민이 과거 잘못된 역사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항상 각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6ㆍ10 항쟁 기념식이 과거 민주화 시위 본거지였던 서울광장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ㆍ관계 인사를 비롯,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민주화운동 단체 회원과 여성ㆍ노동단체 활동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기념식을 전후하여 ‘민주시민 대동제’ 등 여러 문화행사가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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