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 간 ‘87년 체제’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켰지만 그 사이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크게 진일보했다고 보긴 어렵다.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자본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이 굳건했기 때문이다. 이제 ‘2017년 체제’를 다시 만들 수 있다면 자본이 아닌 사람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경제의 양대 생산요소인 자본과 노동 가운데 자본은 그간 각종 우대정책으로 이미 ‘과잉 축적’된 상태다. 반면 노동은 여전히 ‘과소 축적’이다. 자본이 넘쳐 국내 투자를 꺼리는 기업은 그래서 자본이 적고 노동이 넘쳐나는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경제 정책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노동의 생산성(기술수준)을 높여 자본과 노동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자연스레 기업 투자도 살아나고, 경제도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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