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왼손에이스 차우찬(29)은 ‘귀하신 몸’이다. 지난해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95억원의 거액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승승장구하며 몸값을 하는 듯했지만 5월부터 승운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8일 인천 SK전에선 홈런을 네 방이나 허용하며 5.2이닝 6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차우찬이 한 경기에 홈런 4방을 허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LG는 SK와 3연전에서 홈런 8방을 얻어맞으며 3연전 싹쓸이패를 당했다.
차우찬이 다시 만난 SK를 상대로 완벽한 설욕전에 성공하며 한 달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차우찬은 9일 잠실 SK전에서 선발 7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차우찬은 지난달 10일 삼성전 이후 한 달 만에 거둔 시즌 5승(4패)이다. 4사구를 한 개도 내 주지 않을 만큼 정교한 제구력이 돋보였다. 특히 오른쪽 타자 몸쪽으로 파고 드는 직구에 SK의 ‘홈런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LG는 1-1로 맞선 7회말 2사 2루에서 조윤준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고, 8회엔 박용택의 쐐기 2루타로 균형을 깼다. 양상문 LG 감독은 8회 2사 후 선발 요원인 헨리 소사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강수를 띄우며 승리 의지를 보였다. 소사는 2012년 한국 무대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최근 3연승을 달린 LG는 시즌 30승(27패) 고지를 밟으며 SK와 4, 5위 순위를 맞바꿨다.
반면 SK는 최근 3연패 부진에 빠졌고, 선발 박종훈은 6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광주에선 넥센이 KIA를 7-5로 제압했고, 울산에선 두산이 롯데를 4-0으로 꺾었다. 삼성은 대전에서 한화에 8-5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현역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KIA 우완투수 최영필(43)은 이날 은퇴를 발표했다. 최영필은 KIA 구단에서 전력분석원으로 새 야구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신고-경희대를 졸업한 최영필은 1997년 현대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한화(2001~10년), SK(2012~13년), KIA(2014~15년)까지 4개 구단을 거쳤다. 한화에서 FA를 선언했다가 팀을 찾지 못해 2011년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기도 한 최영필은 2012년 SK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2014년 KIA로 옮겨서는 불펜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지만 올 시즌 스스로 느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통산 성적은 549경기에서 50승 63패 16세이브 58홀드 1,042이닝 708이닝 평균자책점 4.73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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