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낮은 자세로 소통 행보를 이어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9일도 예상 밖의 권위 파괴ㆍ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동연 신임 경제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기존 임명장 수여식은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는 동안 청와대 수석들이 옆으로 길게 도열한 권위적인 모습이었지만, 이날 수여식은 김동연 신임 부총리 부부가 주인공처럼 빛나는 결혼식장 같은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임명식은 문 대통령이 직접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김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건넸고, 배우자 정우영씨에게도 직접 꽃다발을 선물했다. 배우자에게 꽃다발을 주는 것은 기존 임명장 수여식에 없던 문 대통령의 특별한 배려였다. 청와대 참모들은 임명장 수여식 동안 이들의 뒤편에서 박수를 보냈다.
한 참석자가 “결혼식 하객들 같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기념사진 촬영 때도 김 부총리 부인이 가운데 서고 문 대통령과 김 부총리가 좌우를 차지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김 부총리 부부에게 “두 분이 따로 촬영하시라”며 구석으로 자리를 피해주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부총리 부부를 배려하기 위해 직접 제안한 자리”라며 “격식을 차리기보다 소탈한 것을 좋아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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