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로 문재인 정부가 한 달째에 접어들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처럼 문 정부 한 달은 1기 내각을 구성할 인물들을 발탁하고 검증하는 한 달이었다. 청와대부터 각 부처 장차관급까지 50여명에 달하는 인물 중에는 파격과 감동의 인사도, 논란에 휩싸인 인사도 있었다. 지난 한 달동안의 문 정부 인사 가운데 인상적인 순간들을 모았다.
‘당신이 바로 적임자’ 파격과 감동의 인물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의 한 축은 파격적이면서도 적절한 인사에 기반한다. 1호 인사의 주인공으로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전남지사를 시작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비(非) 검찰출신의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 사실상 최초의 여성 청와대 인사수석인 조현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초빙교수 등 초기 청와대 인사부터 주목받았다. (기사보기 ☞ 조국 민정수석 내정설에 검찰 밖 “환영”vs 검사들 ‘충격’)
1세대 여성 헬기 조종사로, 유방암 투병후 부당 전역조치 소송으로 유명한 피우진 예비역 중령을 보훈처장으로 임명해 ‘파격’을 넘어 ‘감동’을 줬던 인사도 있었다. (기사보기☞ 1세대 여성 헬기 조종사… ‘부당 전역조치’ 소송으로 뒤집기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은 청와대의 발표 순간에 기자들까지 탄성을 내뱉을정도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사보기☞ ‘칼잡이’ 윤석열 파격 발탁… 검찰 대대적 물갈이 신호탄)
한편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여야 합의로 채택되면서 김 후보자는 이 국무총리와 서훈 국가정보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세번째로 국회 검증을 통과했다. 청계천 판자촌에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기재부내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진 김 후보자는 아주대 총장 시절에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학생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기사보기☞ [카드뉴스] 자고 일어났더니 총장님을 훔쳐갔어요)
‘생각보다 어렵네’ 논란&낙마한 인물
하지만 모든 인사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장관 인사에서 가장 큰 논란의 인물은 바로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다.
강 후보자는 애초에 비(非) 외무고시, 비(非) 북미라인 출신에 첫 여성 외교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또 하나의 파격 인사로 평가됐지만, 청와대가 먼저 강 후보자 장녀의 이중국적와 위장전입 문제를 결격사유로 인정하면서 험난한 인사 검증 과정을 예고한 바 있다. (기사보기☞ 협치정국 진로의 분수령은 강경화 청문보고서)
한편 논란을 넘어 낙마한 인사대상자들도 있다. 청와대가 지난 1일 안현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에 대한 내정 인사를 취소하면서 안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낙마 1호가 됐다. 청와대는 안 내정자에 대한 내정을 취소한 사유는 정확히 전해지지 않았지만 노동계 등에서 안 내정자의 경력을 들어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일자리수석비서관에 기업 입장에 편향된 인물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과 함께 임명 철회 요구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보기☞ 안현호 청와대 일자리수석 내정 취소… 기업 친화적 이유? 인사검증 탓?)
5일에는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사실상 김 전 차장의 교수 시절 부적절한 품행이 논란이 됐다는 점에서 경질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사보기☞ 김기정 안보실 2차장 사의… 청와대 부실 검증 논란 확산)
이 밖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내정된 이인걸 변호사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역시 과거 경력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기사보기☞ 청와대, 행정관급 내정 인사들의 경력에도 골머리)
다음주 4개부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
11개 부처 장관은 아직 ‘안갯속’
다음주에는 4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14일에는 행정자치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부겸, 도종환,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사청문회가, 15일에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기사보기☞ 김부겸 행자부ㆍ도종환 문체부ㆍ김현미 국토부ㆍ김영춘 해수부 장관 지명)
이 중 도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일부 강단 사학자들이 평소 민족주의에 경도된 재야 사학자들에 동조해온 역사관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논란이 벌어져 도 의원이 “역사 문제는 학문연구와 토론으로 풀어야 하지 정치가 좌지우지할 영역이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기사보기☞ 도종환 후보자님 ‘위대한 상고사’는 안됩니다)
9일 오후 현재까지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곳은 모두 6곳. 아직 11곳의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는 현재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과정을 주시하며 검증을 거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인사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기사보기☞ [단독] 국방장관 후보에 공군 출신 김은기 유력)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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