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정에서 ‘폭력 논란’을 빚었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가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제주는 지난 달 31일 우라와 레즈(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선수들과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조용형(34)은 후반 막판 백태클을 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고 벤치 멤버 백동규(26)는 그라운드를 가로 질러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권한진(29) 경기 후 라커룸으로 도망가는 일본 선수를 술래잡기하듯 추격했다.
AFC는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징계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조용형은 6개월 자격정지에 제재금 2만 달러(2,200만 원), 백동규는 3개월 자격정지에 제재금 1만5,000 달러(약 1,700만 원), 권한진은 2경기 출전 정지에 1,000 달러(110만 원) 그리고 제주 구단도 제재금 4만 달러(4,500만 원)를 받았다. 조용형과 백동규는 앞으로 국제 경기와 K리그는 물론 친선전 등 등 모든 경기에 징계 기간 동안 나설 수 없다. 조용형의 경우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우라와에도 구단 직원들이 불미스런 싸움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2만 달러 제재금이 내려졌다.
백동규보다 조용형에게 훨씬 더 강한 징계가 내려진 것을 의아해하는 팬들이 많다.
이는 조용형이 심판에게 물리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보면 이미 퇴장 당한 조용형이 경기 후 그라운드로 들어가 강하게 항의하며 주심을 손으로 밀치는 장면이 나온다. AFC도 “손을 사용해 주심을 밀었다”고 지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AFC는 선수가 심판의 몸에 손을 대거나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고 가차 없이 중징계를 때린다.
AFC가 같은 날 징계를 발표한 말레이시아 클럽 조호르 다룰 타짐의 선수도 AFC컵 경기에서 주먹으로 주심의 가슴을 치고 손으로 부심을 미는 행위를 저질러 1년 출전 정지와 4만 달러의 중징계를 받았다.
제주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조용형의 경우 심판과 관련된 행위라항소가 받아들여 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반면 백동규는 어필할 만한 비교 사례가 있다.
카타르 프로축구 레퀴야 남태희(26)는 2015년 5월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알 나스르(사우디)를 상대로 3-1 승리를 이끈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다가 뒤에서 달려든 상대 파비안 에스토야노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남태희가 1골 1도움에 페널티킥까지 얻으며 맹활약을 펼친 것에 대한 분풀이였다.
두 사안을 비교하면 에스토야노프가 훨씬 더 악질적인데 그는 AFC로부터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제주는 이 부분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집중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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