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와 T-P 6→4등급 개선
하수처리장 증설 등 영향

농업용수(6급)로 쓰기도 어려울 정도였던 경기 용인 기흥저수지의 수질이 대폭 개선됐다. 용인시는 새 정부 공약사업인 호수공원화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시는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흥저수지의 연평균 COD(화학적산소요구량)와 T-P(총인)가 각각 7.28ppm, 0.072ppm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농업용수 수준(4등급)인 8과 0.1이하를 충족한 것이다.
COD는 12.2ppm에 달했던 2014년과 비교하면 무려 40% 가량 개선됐다. 물속 인(비료성분 중 하나)의 지표인 T-P농도도 2014년엔 0.108ppm이었던 것이 2015년 0.053ppm, 지난해 0.072ppm 등으로 나아졌다. 올 들어서도 T-P농도는 3개 조사지점에서 1월 0.05~0.066ppm, 4월 0.029~0.074ppm 등으로 모두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여름철 녹조의 원인인 인이 감소하면서 악취도 줄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처럼 기흥저수지 수질이 나아진 것은 용인시가 지난해 하수처리장인 기흥ㆍ구갈레스피아를 증설한데다 하수 분류관거를 신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는 기흥저수지 수질을 2020년까지 3등급(COD 5ppm 이하, T-P 0.05 이하)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50억원을 투입, 진위ㆍ신갈천 비점오염 저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기흥저수지로 유입되는 신갈천ㆍ공세천ㆍ상하천에는 585억 원을 들여 생태하천복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기흥저수지는 1964년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2.58㎢ 규모로 조성한 곳이나,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수질이 오염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경기도 8대 공약의 하나로 이곳을 도심 속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호수 내부를 준설하고 습지를 조성, 수질을 3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정부가 과감하게 투자하면, 기흥저수지는 수도권 최대의 호수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