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안성진의 영어 돋보기] 어원 중심 어휘 학습

입력
2017.06.09 04:40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일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 철자 말하기 대회인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 비(Scripps National Spelling Bee) 대회가 미국에서 열렸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10여 개국에서 건너온 만 15세 미만 학생들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출제자가 말하는 영어 단어의 발음을 듣고 스펠링을 정확하게 말하는 대회이다.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한 진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출제자가 출제 단어를 발음(예를 들어 출제 단어가 giraffe인 경우 “giraffe!”라 발음)하면 참가자는 출제 단어를 발음(giraffe의 단어를 발음 “giraffe!”)한다.

출제자가 출제 단어를 발음하기 전, 참가자는 출제 단어, 단어를 포함한 문장, 단어 뜻, 품사, 어원, 다른 발음에 대해 출제자에게 요청 가능하고 출제자는 이에 응답한다. 그 후 참가자는 철자를 한자한자 또박또박 발음(“g”, “i”, “r”, “a”, “f”, “f”, “e”)하고 참가자는 다시 출제 단어를 발음(“giraffe!”)한다. 그러면 심사위원은 정답 또는 오답을 판별하여 공지하게 된다.

결선 과정이 무르익으면서 분위기가 가열될수록 일상 생활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전문 용어가 출제된다.

매년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는 이는 그리스어, 라틴어, 게르만어 등 영어의 어원을 고려해 스펠링을 유추하는 능력을 기른 학생이다.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들은 “어원에 따른 단어 패턴을 공부해야 어휘를 오래 기억할 수 있다”거나 “같은 어원을 가진 단어를 묶어 암기하고, 단어 생김새를 기억하는 게 어휘 공부 비결의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가 쓰는 현대 영어의 어휘는 프랑스어(French) 29%, 라틴어(Latin) 29%, 게르만어(Germanic languages) 26%, 그리스어(Greek) 6%, 기타 언어(Other languages) 6%, 고유 명사(Proper names) 4%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 언어에는 외래어가 포함되는데 한국의 재벌을 뜻하는 chaebol이나 일본어에서 온 tsunami(쓰나미: 지진 등에 의한 대형 해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율로만 본다면 게르만어와 라틴어, 프랑스어에 뿌리를 둔 어휘들이 84%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어휘의 특징은 접두사, 어근, 접미사 등의 어원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여기에 어원학(etymology)에 기반한 어휘 학습의 중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영어 어원은 한자의 부수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한자도 부수를 중심으로 접근하면 글자를 파자(破字)해 봄으로써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보다 쉽게 익힐 수가 있다. 영어 어휘도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상용 한자 1,800자를 지정해 한자 교육의 틀을 잡은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영어교육에 있어서도 교육부가 기본 어원 목록을 선정해 현장에서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안성진 코리아타임스 어학연구소 책임연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