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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IS 막기’ 비상

입력
2017.06.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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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폐막한 아시안안보회의에서 테러 공동대응에 한 목소리를 낸 아세안 회원국과 미국 국방장관들. 싱가포르=APㆍ연합뉴스
지난 4일 폐막한 아시안안보회의에서 테러 공동대응에 한 목소리를 낸 아세안 회원국과 미국 국방장관들. 싱가포르=APㆍ연합뉴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가 세계 각지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국가들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나섰다. 바다를 접하고 있거나 긴 국경선이 밀림을 지나는 나라들이 많아 궁지에 몰린 IS의 자국 침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역내 필리핀에서도 IS 추종 세력에 대한 소탕작전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8일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IS 추종 세력의 침투를 막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통하는 남부지역 국경 통문 6개를 잠정 폐쇄했다. 군 통수권자인 쁘라윳 짠 오차 총리의 지시에 따른 조치로, 폐쇄된 통문은 동쪽으로 바다를 접하고 있는 나라티왓주 꼴록강을 따라 설치된 것들이다. 이 통문을 이용한 말레이 여행객들의 입국은 전면 차단됐다. 다만,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태국 주민 5,000여명은 꼴록강 유역의 국경검문소 1곳을 통해 말레이로 월경하고 있다. 주민과 관광당국은 출퇴근자와 관광객의 통행금지를 풀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당국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국가들의 국경 강화 움직임은 필리핀의 IS 추종 단체 소탕전과 함께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앞서 말레이 군은 지난달 말 필리핀을 마주한 사바주 동부 해안에 순찰선과 신속대응군을 파견했고, 인도네시아도 IS 잔당들의 자국 유입 가능성을 보고 해상 순찰을 강화했다. 특히, IS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아세안 역내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말레이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양 3국은 합동순찰을 진행키로 했다. 이들 나라는 싱가포르 등 역내 다른 국가에게도 동참을 요구하고 있어 합동순찰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말레이 현지 소식통은 “말레이도 인도네시아도 이슬람 국가지만 종파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경기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나 관광객 감소를 부를 IS 유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말레이와 인도네시아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테러 등의 투자 리스크 정보를 컨설팅사로부터 최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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