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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알쓸신잡' 나영석 vs '최고의 한방' 유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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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알쓸신잡' 나영석 vs '최고의 한방' 유호진

입력
2017.06.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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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신잡' 나영석 PD(왼쪽), '최고의 한방' 유호진 PD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KBS 예능국 출신 두 PD가 금요일 밤을 장악했다. '해피선데이-1박2일' 선후배 연출자인 나영석과 유호진 PD다. 나 PD는 tvN 예능 교양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유 PD는 KBS2 금토 예능극 '최고의 한방'을 맡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지난 2일 첫 방송된 후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두 사람의 예능을 푸는 차이도 확실히 드러났다. 나 PD는 인문학 예능으로 신선함을 어필했다. 반면 유 PD는 드라마 PD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사람의 연출 방식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tvN '알쓸신잡' 포스터

선배의 '알쓸신잡'

나 PD는 인문학 예능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알쓸신잡'은 첫 회 시청률 5.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꽃보다' 시리즈부터 '삼시세끼' '신서유기' '신혼일기' '윤식당'을 거쳐 '알쓸신잡'까지 불패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잡학박사들이 각지를 여행하면서 펼치는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수 유희열을 필두로 베스트셀러 작가 유시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KAIST 정재승 교수가 모였다. 언뜻 보면 기존의 나 PD 예능과 달라 보이지만 큰 틀은 똑같다. 여행 및 음식에 인문학이 재료로 추가된 것 뿐이다. 첫 회 출연진들은 경남 통영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맛집 탐방에 나섰다. 유희열과 유시민은 멍게 비빔밥과 해물뚝배기, 황교익은 도다리쑥국과 볼락매운탕, 김영하는 해물짬뽕 먹방을 선보였다. tvN 대표 프로그램인 '수요미식회' '식샤합시다'처럼 음식을 클로즈업하며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나 PD가 "진짜 재미있다"고 자신한 이유가 있었다. 출연자가 기존 예능인 혹은 배우들이 아닌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출연진들은 온갖 지식을 쏟아냈다. 서울대 나온 유희열이 "무식이 탈로 날까 봐 걱정이다. 시사상식 책을 사서 보려고 했다"고 말할 정도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정말 알아두면 쓸데없고, 몰라도 살아가는데 별 지장 없는 지식들이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장어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통영시의 주택 지붕은 왜 오렌지색인지, LA를 왜 나성으로 부르는지, 장어를 먹으면 남자들의 정력에 좋은지, '사람이 첫 눈에 반한다'는 건 뇌과학적으로 논리가 있는지 등이다. 40~50대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들) 아재들이 진지하게 쏟아내는 잡학지식들이 웃음짓게 했다.

물론 "나이 든 아재들의 수다를 불금에 봐야 하냐"는 반응도 많다. 특히 다찌집 토크는 아재들의 술자리 대화에 불과했다. 또 유시민이 유적지 안내문의 띄어쓰기 등을 지적하는 장면은 20~30대들에게 '꼰대'(기성세대나 선생의 은어)로 비춰지기도 했다. 유희열은 "우리 아버지였으면 피곤했을 것"이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런 부분은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 KBS2 '최고의 한방' 포스터

후배의 '최고의 한방'

유 PD의 첫 드라마 연출은 비교적 성공이라는 평가다. 드라마 '프로듀사' 속 캐릭터 라준모 PD라는 예명으로 연출 데뷔한 배우 차태현과 호흡도 기대이상 이었다. 나 PD가 아재들의 추억에 초점 맞췄다면, 유 PD는 20대 청춘들을 위로했다. '최고의 한방'은 여러 드라마에서 본 듯한 소재들이 혼합돼 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해 KBS 예능국 선배인 신원호PD의 tvN '응답하라'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다. 차태현이 맡은 월드기획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재는 '프로듀사' 라준모 PD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타임슬립 소재 역시 썩 신선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 PD의 가장 큰 특기인 캐릭터 배치 융합만큼은 뛰어났다. '1박2일' 시즌3에서 보여준 캐릭터 강조가 '최고의 한방'에서도 빛을 발했다. '1박2일'에서 함께 호흡 맞춘 차태현과 윤시윤의 활약 덕분일 수도 있다. 1990년대 인기가수인 그룹 제이투의 멤버 유현재 역을 맡은 윤시윤이 하드캐리했다. 유현재가 20년을 뛰어넘어 2017년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공시생 3년차 최우승(이세영), 아이돌 연습생 이지훈(김민재), 백치미가 돋보이는 1990년대 청순 여가수 홍보희(윤손하), 지훈의 옥탑방 동거남 MC드릴(동현배), 스타펀치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영재(홍경민) 등 각각의 개성을 살린 캐릭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듀스 김성재, 강수지,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등의 스타들을 오마주해 1990년대 향수를 자극했다. 카메오 출연자들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장혁, 최화정, 이광수, 김준호, 김대희, 김숙, 안길강, 마이티마우스 쇼리 등이 곳곳에서 웃음을 줬다. 지난 3일 방송된 3,4회는 1,2회 보다 시청률 2배가 상승한 5.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OSEN, tvN, KBS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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