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군분투하는 손흥민/사진=KF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벼랑 끝에 선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호가 평가전에서마저 시원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카타르전의 예방 주사 성격이었던 이라크와 친선 경기에서 유효 슈팅 제로의 졸전 끝에 비기면서 공격력을 살리기 위한 손흥민(25ㆍ토트넘) 활용법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라스알카이마 에미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라크와 비긴 한국(4승 1무 2패ㆍ승점 13ㆍ2위)은 오는 14일 반드시 승점 3을 따야 할 최하위 카타르(1승 1무 5패ㆍ승점 4)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원정 8차전을 치른다.
문제는 또 공격이었다. 원정 무득점의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지동원(26ㆍFC아우크스부르크)을 최전방에 놓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과 이청용(29ㆍ크리스털 팰리스)을 배치하는 등 공격진에 힘을 실었지만 허사였다. 전반 내내 공격수들은 고립됐고 볼 컨트롤 미스까지 겹치면서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손흥민에 의한 첫 슈팅이 전반 36분에서야 나올 만큼 빈공에 허덕였다.
결국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인 이라크를 맞아 슈팅 6개에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으로 실망감만 더했다.
슈틸리케호에는 2016~1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유럽 리그 최다골(21골)을 기록한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 대표팀만 오면 힘을 쓰지 못한다. 같은 기간 대표팀에서는 1골에 그쳤다. 이란ㆍ우즈베키스탄ㆍ시리아와 최근 3경기에서는 득점은커녕 내용도 좋지 못했다. 주된 원인으로 지나치게 단조로운 전술과 경기 감각이 떨어진 동료들의 기용을 고집하는 방식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슈틸리케 감독은 "토트넘에서는 좋은 선수들과 매일 훈련하지만 A매치는 가끔 모여 2~3일 손발을 맞추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결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날 이명주(27ㆍ알아인), 이재성(25ㆍ전북 현대) 등이 투입된 후반전에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연치 않다.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하는 점유율 축구 역시 경기 템포의 측면에서 공격수들의 발목을 잡는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슈틸리케는 처음으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주장이자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스리백의 가운데에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그러나 패스와 시야가 좋은 기성용을 내려 빌드업을 하면서 점유율은 앞섰지만 공격 숫자 싸움에서 밀렸고 속도는 늘어져 답답함만 선사했다.
한준희(47) KBS 축구 해설위원은 해법으로 한 박자 빠른 공격 템포를 주문했다. 한 위원은 "기성용을 후방에 놓자니 공격 지역에서 찬스를 만드는 힘이 약해지고 기성용을 위쪽에 놓자니 수비진으로부터의 볼 전개가 불안해진다는 딜레마에 빠진다"며 "스리백 실험은 윙백들의 활약이 수반됐어야 하는데 이것이 미미했으므로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격 지역에서는 여전히 빠른 템포의 부분 전술이 없다. 선수들이 서서 볼을 주고 서서 볼을 기다리는 상황이 많아 느린 템포의 점유율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빌드업 시에는 선수들의 부지런한 패스 앤드 무브가 일어나면서 심각 대형을 최대한 자주 많이 만들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백패스ㆍ횡패스를 줄이려고 노력하며 상대 위험 지역에서의 공격 템포를 높여야 한다. 미드필드와 윙백 선수기용을 최대한 빌드업이 잘 될 수 있는 구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주변 동료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시야에 넣어놓고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론 더 큰 문제는 동료들이 손흥민을 살릴 수 있을 만큼 전진 지향의 패스 앤드 무브를 수행해야 한다. 윙백ㆍ중앙 미드필더ㆍ중앙 공격수와 연계 패스가 없다면 손흥민이 살아나기 쉽지 않다. 당연히 템포도 더 올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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