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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든 공포…숫자로 보는 유럽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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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든 공포…숫자로 보는 유럽 테러

입력
2017.06.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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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영국 런던 시내에서 흉기와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다급히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지난 3일 영국 런던 시내에서 흉기와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다급히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테러가 유럽인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일 영국 런던 브리지와 인근 버러마켓에서 차량∙흉기 테러가 발생해 최소 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자폭테러 발생 12일만의 일이다.

공연장∙광장∙공항∙대중교통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소프트 타깃’테러가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숫자로 정리했다.

프랑스 파리(2월 3일): 1,000명의 방문객 등골이 ‘서늘’

지난 2월 3일 오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 남자가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진은 무장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지키는 모습. 파리 AFP=연합뉴스
지난 2월 3일 오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 남자가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진은 무장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지키는 모습. 파리 AFP=연합뉴스

지난 2월 3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 남성이 야외 경계근무 중인 군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가 다른 군인들이 쏜 총탄에 맞아 중태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공격 당한 군인은 머리 부분에 경상을 입었으며 범인은 복부 등에 총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생포됐다. 당시 박물관엔 천 여명의 방문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 당국은 해당 남성이 범행 당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점을 미뤄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범인은 이집트 출신의 압둘라 레다 알하마니(29)라는 남성이며 두바이에 거주하다가 관광비자로 프랑스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런던(3월 22일): 다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에서의 첫 테러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테러를 자행한 용의자가 부상 후 구조대의 긴급 조치를 받고 있다. 용의자 옆에 그가 사용한 흉기가 놓여 있다. 용의자는 이후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테러를 자행한 용의자가 부상 후 구조대의 긴급 조치를 받고 있다. 용의자 옆에 그가 사용한 흉기가 놓여 있다. 용의자는 이후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의 도심 한가운데서 발생한 테러에 온 세계가 경악했다. 이날 오후 2시40분쯤(현지시간) 한 남성이 이끄는 차량이 국회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로 돌진해 행인 다수를 치고 의사당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았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흉기를 들고 의사당 안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을 칼로 찔렀다. 용의자는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다. 이날 참사로 5명의 시민이 사망했고 50여 명이 다쳤다.

영국 당국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는 영국 태생의 칼리드 마수드(52)다. 경찰은 칼리드 마수드가 IS나 알카에다 같은 조직과 연계된 증거는 없지만 평소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차량 및 흉기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토비아스 엘우드 외무차관이 쓰러진 경찰관에게 심폐 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차량 및 흉기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토비아스 엘우드 외무차관이 쓰러진 경찰관에게 심폐 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혼란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분투한 의인의 모습이 세계를 감동시켰다. 사건 발생 직후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인 토비아스 엘우드 외무차관이 테러범이 휘두른 칼에 쓰러진 경찰관 케이스 팔머(48)에게 달려가 사력을 다해 응급조치를 취한 것이다. 비록 팔머는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 생명을 위해 권위를 벗어 던진 엘우드 외무차관의 행보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줬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4월 3일): 14명의 목숨을 빼앗은 자폭테러

지난 4월 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지하철 열차가 폭발의 여파로 부상 당한 승객들이 역 플랫폼에 쓰러져 다른 시민들의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화 연합뉴스
지난 4월 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지하철 열차가 폭발의 여파로 부상 당한 승객들이 역 플랫폼에 쓰러져 다른 시민들의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화 연합뉴스

지난 4월 3일 오후 2시 20분쯤(현지시간) 러시아 제 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열차 객실에서 자폭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지하철 센나야광장역과 테흐놀로기체스키 기술대학역 사이를 지나던 열차에서 정체 불명의 물체가 폭발해 승객 1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후 모든 역을 봉쇄하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러시아와 키르키스스탄 정부는 용의자를 키르키스스탄 출신의 러시아 국적자 아크바리욘 드자릴로프(22)로 특정했다. 당국은 터지지 않은 폭발물이 들어있는 가방을 상트페테르크부르크의 또 다른 역에서 찾았으며 감식 결과 여기서 드자릴로프의 DNA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자살폭탄테러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8명을 체포했는데 모두 중앙아시아 출신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웨덴 스톡홀름(4월 7일): 사건 발생 일주일만에 밝혀진 용의자의 정체는?

스웨덴 스톡홀름 ‘트럭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인 4월 8일 밤 한 남성이 테러 현장인 인근에 마련된 추모 장소에서 촛불을 켜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웨덴 스톡홀름 ‘트럭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인 4월 8일 밤 한 남성이 테러 현장인 인근에 마련된 추모 장소에서 촛불을 켜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4월 7일 오후 2시쯤(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최대 번화가 드로트닝가탄에서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 범행 나흘 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용의자 라흐마트 아킬로프(39)는 범죄를 자백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4월 14일 압둘라지즈 카밀로프 우즈베키스탄 외무장관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가 이슬람 과격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4월 20일): 대선 사흘 전 샹젤리제 울린 공포의 총성

지난 4월 20일 프랑스 파리의 대표 명소 샹젤리제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경찰들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4월 20일 프랑스 파리의 대표 명소 샹젤리제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경찰들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4월 20일 대선을 사흘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9시쯤(현지시간)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한가운데서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남성과 경찰 간 총격전이 벌어져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범행 즉시 도주를 시도한 범인은 다른 경찰관의 총에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사건 발생 후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가운데 프랑스 수사당국은 숨진 테러범은 파리 외곽에 거주하는 카림 쉐르피(39)라는 프랑스 국적 남성이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2015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로 13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한 이후 17개월 만에 파리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첫 테러다. 특히 파리 필수 관광지인 개선문에서 약 600m 떨어진 곳에서 총격이 발생해 인근 관광객과 행인 등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영국 맨체스터(5월 22일): 콘서트의 열기가 22인의 비극으로

영국 맨체스터 무장 경찰들이 지난 5월 22일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사건 직후 주변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영국 맨체스터 무장 경찰들이 지난 5월 22일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사건 직후 주변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부상자를 찾은 아리아나 그란데와 그의 팬. 테러 피해자 제이든 만 트위터
부상자를 찾은 아리아나 그란데와 그의 팬. 테러 피해자 제이든 만 트위터

지난달 22일 영국 북부의 실내 경기장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중 발생한 자폭 테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경찰에 따르면 이날 공연이 끝난 오후 10시 33분쯤(현지시간) 경기장 외부로 나가는 입구에서 폭발이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22명이 목숨을 잃고 50여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를 수사하고 있는 영국 당국은 자살 테러 용의자로 살만 아베디(23)를 지목했다. 맨체스터에서 나고 자란 리비아 이주민 출신 영국인인 아베디는 지역 리비아 무슬림 공동체의 유명인 집안 출신인 것으로 전해진다. 측근들은 그가 최근 테러를 비판한 성직자를 노려보는 등 급격히 극단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영국 런던(6월 3일): 12일만에 되돌아온 테러의 악몽

영국 런던의 무장경찰이 테러 발생 후 런던브리지 일대를 폐쇄하고 있다. 런던=PA AP 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무장경찰이 테러 발생 후 런던브리지 일대를 폐쇄하고 있다. 런던=PA AP 연합뉴스
영국 경찰이 공개한 런던브리지 테러범 쿠람 버트(왼쪽부터)와 라치드 레두안, 유세프 자그바. EPA 연합뉴스
영국 경찰이 공개한 런던브리지 테러범 쿠람 버트(왼쪽부터)와 라치드 레두안, 유세프 자그바. EPA 연합뉴스

맨체스터 아레나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영국에서는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 사건이 또 발생했다. 3일 런던 시내의 런던 브리지와 인근 버러 마켓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차량 및 흉기 테러가 발생해 지금까지 7명이 사망했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 3명 모두 현장에서 사살됐다. 올해 들어 영국에서 발생한 세 번째 테러다.

런던경찰청이 밝힌 런던 브리지 사건 테러범은 파키스탄 태생의 영국 시민권자 쿠람 샤자드 버트(27), 로코ㆍ리비아 이중국적자 라치드 레두안(30)과 모로코계 이탈리아인 유세프 자그바(22) 다. 세 사람 모두 런던 인근에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IS는 4일 공식 선전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IS의 보안 파견대가 어제 런던 공격을 수행했다”며 자신들이 런던 테러 배후임을 자처했다.

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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