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퍼진 ‘마약풍선’ 해피벌룬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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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퍼진 ‘마약풍선’ 해피벌룬 퇴출

입력
2017.06.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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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속 아산화질소 환각물질 지정

흡입∙판매 엄격히 단속∙처벌 예고

지난 4월 과다흡입 20대 사망 등

오남용 사고 위험에 정부 나서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술집에서 20대 여성이 해피벌룬 속 아산화질소를 마시고 있다. 신지후 기자

“해피벌룬 처음이세요? 풍선 속 기체를 마셨다 뱉었다 하다가, 몽롱해지는 순간 한번에 쭉 들이키시면 됩니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술집 테이블 곳곳에는 20대 남녀가 해피벌룬 흡입에 한창이었다. 해피벌룬은 풍선 속에 든 기체(아산화질소)를 마시면 웃음이 나고 행복해진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 풍선 1개 당 5,000원에 판매하는 이 술집에서는 연달아 2, 3개를 주문해 흡입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이들 중 일부는 잠시 동안 머리를 감싸 쥐고 등받이 없는 의자 뒤로 휘청거리는 등 아찔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처음 해피벌룬을 접해봤다는 최모(26)씨는 “약 20초 가량 시야가 흐려지는 듯 하다가 술에 취한 기분이 들고 멍해진다”며 “불법이 아닌 데다 친구들도 술자리 놀이로 많이 즐겨 한 번 사봤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대학가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해피벌룬 속 아산화질소를 환각물질로 지정해 이를 흡입용으로 판매하거나 흡입한 이들을 처벌하기로 했다. 해피벌룬 과다 흡입으로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등 오남용으로 인한 사고를 막겠다는 취지다.

유흥가나 대학가에서 해피벌룬은 이미 익숙한 놀이도구다. 술집에서는 휘핑크림을 제조하는 기구에 캡슐 형태의 아산화질소 가스를 부착하고 이를 풍선에 주입, 2,000~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000원 안팎의 재료비를 들여 큰 이윤을 남길 수 있어 점주들에게 인기다. 마포구의 한 술집 종업원은 “올해 초부터 해피벌룬을 팔기 시작했는데 찾아오는 손님 중 절반 이상은 이를 주문해 주말에는 재료가 모자랄 정도”라고 귀띔했다.

포털사이트에 간단한 검색어만 입력하면 재료 구입도 가능해 직접 만들어 흡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 판매상들은 캡슐형 아산화가스 12통과 주입기 1개, 풍선 10개 세트를 2만원대에 판매하고 심지어는 배달도 해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피벌룬 제조법과 사용법을 소개하는 글부터 해피벌룬 흡입 후 모습을 ‘인증’하는 사진까지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하지만 아산화질소는 마취 보조가스의 주 성분으로, 중독성은 없지만 과다 흡입할 경우 호흡곤란, 일시적 기억상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특히 술과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은 탓에 잘못 이용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 지난 4월 경기 수원시에서는 20대 남성이 해피벌룬 가스를 과도하게 흡입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뒤늦게나마 환경부는 이달 중으로 의약품 용도를 제외한 다른 용도로 아산화질소를 흡입하거나 흡입을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현행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은 톨루엔, 초산에틸, 부탄가스 등을 환각물질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판매ㆍ흡입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정안 시행 전까지는 흡입 목적으로 아산화질소를 개인에게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대학가 축제 행사장과 유흥 주점에 대해서도 계도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산화가스는 중독성이 없어 마약류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과도하게 흡입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환각물질로 지정한 것”이라며 “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히 단속ㆍ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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