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자”며 근본적 변화를 촉구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 24주년을 맞은 7일 삼성 계열사들은 어떤 행사도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삼성은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신경영 선언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출발점으로 삼아 매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20주년이었던 2013년에는 외부인사를 초청한 학술포럼과 만찬, 관련 서적 발간, 임직원 격려금 지급 등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 기념했다.
이 회장이 쓰러진 2014년 이후엔 행사를 자제했지만 신경영의 기반이 된 ‘후쿠다 보고서’의 주인공 후쿠다 다미오(福田民郞) 전 삼성전자 고문의 사내방송 인터뷰(2015년), 사내 인터넷망 로그인 화면에 ‘신경영을 이끈 회장님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메시지와 신경영 선언 당시 사진 게재(2016년) 등으로 의미를 되새겼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이벤트조차 일절 없었다. 이 회장이 3년 넘게 병상에 누워있는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등 대내외 위기 상황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게다가 계열사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지난 2월 말 해체돼 그룹 차원 메시지를 전할 통로도 사라진 상황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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