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차례 풀어줬다
뒤늦게 체포영장 검거
“조사 중 호흡곤란
치료 우선…석방” 해명
쳐다본다는 이유로 길가던 20대 여대생을 마구 때린 혐의로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가해자가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다는 이유로 풀어줬다 뒤늦게 검거에 나서 피해자 측의 반발을 샀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이모(4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3일 오전 2시30분쯤 수원시 장안구의 한 도로에서 여대생 A(19)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해 상해를 입힌 혐의다.
이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지인 B(32)씨와 술을 마시다가 B씨의 머리 등을 때렸고, 때마침 주변을 지나가던 A씨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를 폭행하던 과정에서 뿌린 페트병 물에 맞은 A씨가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게 이유였다. A씨는 현재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이씨를 현행범 체포했지만, 이씨가 지구대 안에서 갑자기 발작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자 119구급대원에게 넘기고 석방했다. 경찰은 이후 이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끝에 이날 오후 2시48분쯤 경북 칠곡의 한 병원에서 그를 검거했다. 사건이 발생한지 4일 만이다.
피해자 측은 이 과정에서 경찰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며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주거지가 일정한데다, 상태가 위급하다는 구급대원의 판단을 토대로 치료받도록 했던 것”이라며 “이씨의 질병, 출석에 불응한 이유, 자세한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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