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태국 퓨처스 2차 또 출전
왼팔이 없는 뉴질랜드 출신의 테니스 선수인 알렉스 헌트(24)가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 대회에 출전해 세계 랭킹 진입에 도전장을 던졌다. 백핸드 샷을 대부분 양손으로 하는 테니스에서 한쪽 팔이 없는 건 치명적인 약점이지만 그의 최종 목표는 메이저대회 입성이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헌트는 5일 태국에서 개막한 ITF 퓨처스 1차대회에 출전했다. 퓨처스 대회는 성인 무대 입문 단계로 세계 랭킹 200∼300위대 선수들부터 아직 세계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까지 출전한다. 퓨처스보다 한 단계 높은 대회가 챌린저, 또 그 다음 단계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투어 대회다.
태어날 때부터 왼쪽 팔이 없어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인공 팔을 부착하고 있는 헌트가 퓨처스 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랭킹 포인트가 없어 예선을 거쳐야 했지만 본선에 바로 뛸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1회전 상대 위샤야 트롱차로엔차이쿨(674위·태국)에게 0-2(1-6 2-6)로 져 탈락했다.
헌트는 “랭킹 포인트를 빨리 얻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포인트를 얻으면 대회 출전 때문에 세계 각지를 다니며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랭킹 포인트를 얻으려면 퓨처스 대회 본선 1회전에서 이기거나,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
헌트는 지난해부터 퓨처스 대회 문을 꾸준히 두드리며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진입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퓨처스 대회에 처음 출전한 헌트는 올해 2월 인도네시아 퓨처스 1차 대회 예선 1회전에서 처음으로 한 세트를 따냈다. 또 같은 달 인도네시아 퓨처스 3차 대회 예선 1회전에서는 감격의 첫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헌트는 “나는 양팔인 사람을 보면 이상하다”고 농담하며 “장애인들에게 장애를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2, 3살 때부터 라켓을 잡은 만큼 언젠가 그랜드 슬램 대회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헌트는 다음주 열리는 태국 퓨처스 2차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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