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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생식 가능한 LMO
꽃축제 행사장 등 56곳서 재배
수입검역 절차에 구멍 뚫려
#2
검역당국 “안전성 문제 없다”
환경단체 “생태계 교란 가능성”
정부 뒤늦게 中유채 전수검사
종자용으로 승인 받지 않은 중국산 유전자변형생물체(LMOㆍLiving Modified Organisms) 유채가 대거 유통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LMO 유채는 전국 56개 지역 유채꽃 축제 행사장 등에서 재배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 종자의 안전성을 평가해야 할 사전 검역 절차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종자용 유채 79.6톤 가운데 30여톤이 종자용으로 수입 승인을 받지 않은 LMO 유채인 것으로 추정된다. LMO는 품질 향상이나 생산량 증대를 목적으로 유전 물질을 변형시킨 생물체를 지칭한다. 번식ㆍ생식이 가능한 유전자변형(GMOㆍ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이라고 할 수 있다. GMO는 통조림 등 가공ㆍ제조 과정을 거친 생물체도 포함하는 광의 개념이다.
미승인 LMO 유채는 지난달 16일 강원 태백산 유채꽃 축제장에서 국립종자원에 의해 발견됐다. 미국 몬산토사에서 개발한 제초제 내성을 가진 ‘GT73’ 유채였다. 유통 경로를 따라 추적 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LMO 유채는 전국 56개 지역에서 재배된 것으로 드러났다. 면적은 총 81ha로, 축구장 100개 크기를 훌쩍 넘는 규모다. 환경 위해도가 평가되지 않은 LMO가 전국 곳곳에 뿌리를 내린 셈이다. 소재가 파악된 유채 대부분은 폐기 처분됐다. 그러나 소규모로 거래된 464㎏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정부와 검역당국은 미승인 LMO 재배가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종자용으로 수입이 승인되지 않았을 뿐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농촌진흥청에서 이미 국내 식품용과 사료용으로 안전성을 승인 받았다는 게 근거다. 일각에선 LMO나 GMO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기술력 확보와 기후 변화에 대비한 식량 안보 차원에서 관련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GMO를 이용한 백신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며 “일본에서는 딸기 GMO를 이용한 개 치주염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안전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LMO 유채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오세영 GMO반대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일부 외국 사례를 들어 안전성을 주장하는 건 지나친 일반화”라며 “곤충에 의한 교접 과정에서 LMO 유채가 생태계를 교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우선 환경영향 평가를 위해 LMO 유채가 발견된 지역은 향후 2년간 작물 재배 상황, 식생 변화 등을 관찰한다. 중국산 유채 종자에 대해서는 검역과정에서 당분간 표본검사가 아닌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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