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늦어져 울릉-포항 취항 불투명
울릉공항 건설이 활주로 매립석 부족으로 지연되면서 울릉-포항 구간 취항을 위해 50인승 소형항공기까지 도입한 지역항공사 ‘에어포항’의 운항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출자하는 에어포항은 오는 9월 포항공항 취항을 목표로 캐나다산 CRJ-200 기종 50인승 소형항공기 1대를 도입,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에서 시험 비행 중이다. 16일에는 경북도와 포항시, 울릉군, 경주시가 에어포항의 성공적인 취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3일에는 독일에서 시험비행 중인 소형항공기가 포항공항에 도착한다.
에어포항이 50인승의 소형항공기를 선택한 까닭은 활주로 길이 1,200m에 폭 30m,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만 뜨고 내릴 수 있는 울릉공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릉공항 건설이 꼬이면서 울릉-포항 항공노선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울릉공항은 정부의 사업비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당초 울릉읍 사동리 가두봉을 절취한 뒤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포스코엔지니어링도 지난 2015년 암석 상태를 조사한 결과 가두봉에서 활주로에 필요한 매립석 352만㎥보다 훨씬 많은 367만㎥를 얻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공에 나선 건설사들이 이의를 제기, 재조사가 실시됐고 가두봉에서 수급 가능한 매립석은 필요량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 83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급해진 울릉군은 최근 섬 내 채석장을 조사했으나 적정 강도의 암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석을 육지에서 조달하게 되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 건설업계는 수 백~1,000억 원의 추가 비용을 예상하고 있다. 건설비용이 20% 이상 늘어나면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하는데다 현재 5,805억 원으로 책정된 울릉공항 사업비는 과거 건설비용이 6,400억원으로 나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울릉공항 건설이 난항을 겪자 에어포항도 고민에 빠졌다. 포항시가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 조사연구에는 울릉공항 취항 전까지 항공사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흑산도공항과 함께 울릉공항 미개항시 11년 차까지 흑자전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어포항 관계자는 “장기 운항 계획에 울릉-포항 노선 비중이 커 울릉공항 개항이 늦어질수록 에어포항의 흑자전환 시점도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울릉공항 건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울릉공항 예정지를 직접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수일 울릉군수와 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은 7, 8일 국토교통부와 자유한국당 포항 남ㆍ울릉지역 박명재 국회의원 사무실, 부산지방항공청을 등을 방문, 기로에 선 울릉공항 살리기에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공항 활주로 설계공법을 바꾸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타당성조사를 다시 거치지 않고 조기에 건설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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