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투표 시스템 해킹을 시도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관련 해킹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러시아 당국의 선거 개입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온라인 매체 인터셉트 보도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이 다섯 페이지 분량의 미 국가안보국(NSA) 기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 정보총국(GRU)은 지난해 10월말 혹은 11월초 미국 선거 투표시스템을 운용하는 한 하청업체의 시스템에 침투해 특정 정보를 얻었고, 이를 이용해 업체와 계약을 맺은 100개 이상의 지방 선거관리사무소 관계자 이메일 계정에 ‘스피어피싱’ 을 시도했다. 스피어피싱은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훔치는 사기행위인 피싱(phishing)의 일종이다. 미 당국은 GRU가 이 같은 사이버공격을 통해 지방 선거관리사무소가 갖고 있는 유권자 정보를 빼돌려 선거 개입 등에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5일 작성됐으며 미국과 더불어 ‘파이브 아이(Five Eyes)’로 통칭되는 캐나다, 영국, 뉴질랜드, 호주 정부와만 공유된 기밀이다.
미 법무부는 보도가 나오자 이날 문서를 유출해 언론에 넘긴 업체 직원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유출자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연방정부 계약업체 직원 리얼리티 리 위너(25)로 기밀 문서를 복사하고 이를 최초 보도한 무명 매체인 인터셉트에 제공한 혐의다.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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