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흘동안 이틀 빼고 ‘나쁨’
외출 자제 외 뾰족한 대책 없어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주춤한 자리에 또 다른 대기오염물질인 ‘여름의 불청객’ 오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후 최근 열흘 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미세먼지(PM10)는 일시적인 ‘한때 나쁨’을 제외하고 대체로 ‘좋음‘과 ‘보통’을 유지했다. 반면 이 기간 오존 농도는 이틀(5월30일, 3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나쁨(0.091~0.150ppm)' 상태를 보였다.
특히 이날까지 올해 전국적으로 총 72회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는 1995년 오존경보제를 실시한 이후 오존주의보 발령횟수가 가장 잦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41회)을 거의 두 배 가량 웃도는 횟수다. 오존주의보는 대기 중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권역 별로 발령하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 및 노약자ㆍ호흡기 환자들의 외출 자제 등이 권고된다. 지상 20~25㎞ 상공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해 지상의 생명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표면에서 생성되는 ‘도시 오존’은 미세먼지처럼 눈과 호흡기 등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중국 발 오염물질을 실은 서풍이 부는 봄이 지나면 미세먼지 공포는 다소 줄어든다. 그러나 오존은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강한 햇빛에 반응하면서 생성되기 때문에 여름철에 최고치를 기록한다. 특히 오존 농도는 원인 물질 증가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 등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전국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2000년 0.020ppm, 2005년 0.022ppm, 2010년 0.023ppm으로 서서히 증가하다가 2015년에는 0.027ppm까지 상승한 상태다. 올해도 5월부터 일찌감치 시작된 더위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여름철 오존 농도 역시 높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입자 형태인 미세먼지는 마스크로 일부 차단할 수도 있지만 기체인 오존은 마스크를 써도 소용이 없어 현재로서는 외출을 삼가는 원론적인 대책밖에는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눈에 보이는 미세먼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존 예방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국 측정소에서 오존의 환경기준 달성률(8시간 기준 0.06ppm)은 3년 째 1%를 밑도는 실정이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와 오존을 따로 따로 관리할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와 오존 등 대기 오염 물질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대기 오염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