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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AI까지.. 계란 등 밥상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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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AI까지.. 계란 등 밥상물가 비상

입력
2017.06.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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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란, 작년 5월보다 67% 비싼데

AI 재발 탓 더 오를 가능성

울산까지 퍼져 사실상 전국 확산

#2

가뭄-초복에 축산물-야채도 들썩

시금치는 한달 전보다 27% 올라

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한 토종닭 사육 농가에서 공무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기장군은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농가에서 키우던 닭과 오리 4,228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3㎞ 이내 농가에서 키우는 닭과 오리도 살처분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한 토종닭 사육 농가에서 공무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기장군은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농가에서 키우던 닭과 오리 4,228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3㎞ 이내 농가에서 키우는 닭과 오리도 살처분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때 이른 무더위로 일찌감치 축산ㆍ수산물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재발하며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AI 탓에 전국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한 일시 이동제한 명령(Standstillㆍ스탠드스틸)이 길어지게 되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발생했던 ‘계란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5일 기준 계란(중품) 30개의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7,931원을 기록했다. 1개월 전(7,854원)과 비교하면 소폭 오른 수준이지만 평년(5,574원)에 비하면 42.5%나 비싼 가격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 4월까지 이어졌던 사상 최악의 AI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이다.

문제는 이 가격엔 최근 재발한 AI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최근 전북 군산시 농장에서 시작된 AI가 제주ㆍ전북ㆍ경기ㆍ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계란 가격은 조만간 훨씬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산란계(계란을 낳는 닭)의 살처분이 늘거나 계란 운반 차량의 이동 통제가 지속되면 시중에 풀리는 계란 절대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I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1월 중순 계란 30개의 전국 평균 가격은 9,500원선을 넘은 적도 있다. 당시 정부는 미국 등 외국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계란을 긴급 수입했다. 그러나 가격을 크게 끌어 내리지는 못했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이미 전체 소비자 가격 상승률을 이끌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AI 재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서민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계란은 이미 지난해 5월에 비해 67.9% 폭등했고 오징어도 1년 사이 59.0% 올랐다. 닭고기(19.1%)와 돼지고기(12.2%)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축산물 가격도 강세다. 축산물 수요가 커지는 여름 휴가철과 초복(7월12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가뭄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까지 안정세를 보였던 채소 가격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5일 기준 시금치(상품) 1㎏ 소매가격은 평균 4,078원으로 한 달 전(3,215원)보다 26.8%나 올랐다. 갓(44.4%) 애호박(4.0%) 적상추(3.4%) 등의 가격도 심상찮다.

한편 전북 군산시에서 시작된 AI는 해당 농장과 직접 관련된 농장으로 계속 확산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군산시(발원지 추정), 경기 파주시, 부산 기장군의 농장이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AI 양성 판정을 받은 농장은 경남 양산시, 전북 익산시 등을 포함해 11곳으로 늘었다. 간이 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울산(1곳)까지 합치면 7개 광역자치단체, 12개 농장에 달해 사실상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방역 당국은 군산시 농장에서 유통한 오골계 3,600여마리를 이번 AI 사태의 주범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아직 160여마리의 유통 경로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불안감이 여전하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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