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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말할 테면 해라” 러 스캔들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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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말할 테면 해라” 러 스캔들 정면돌파

입력
2017.06.0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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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 러시아 유착 의혹(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 및 의회 조사에 대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상원 청문회 증언(8일 예정)을 허용하는 한편, 이민 규제 ㆍ인프라 건설 등 국정현안의 시급성을 부쩍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압박했다는 코미의 폭탄 발언이 나올 경우, 탄핵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 분명한 가운데 이 같은 정공법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행정특권’을 통해 이를 제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정보위가 추진하는 신속하고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를 돕기 위해 코미 전 국장의 증언과 관련된 행정특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증언을 저지할 경우의 역풍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쟁 대신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방법으로 러시아 스캔들 타개를 시도하고 있다. 전날 1조달러 인프라 구축 계획을 강조한 데 이어 5일에는 항공교통관제 분야의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항공관제 방식은 안전하지만 크게 낙후돼 있다”면서 “현대화를 통해 국민이 더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현대에 살고 있는데 항공교통관제 시스템은 과거에 갇혀 있다"며 "미국인은 더 싸고, 빠르고, 안전한 여행을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준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야당인 민주당을 공격했다. 트위터에 “민주당은 주요국 대사를 포함해 내 사람들을 인준하는 데 시간을 끌고 있다”면서 “그들은 그저 방해자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는 (내가 지명한 인사들에 대한) 인준을 원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에만 매달리는 민주당 때문에 정권 출범 5개월이 되도록 주요 자리가 채워지지 않아 국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국무부의 경우 2인자인 부장관은 물론이고 차관ㆍ차관보도 임명되지 못한 채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대사직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를 포함해 총 5명만 인준을 받아 활동 중일 뿐 주한 대사 등은 지명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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