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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가뭄에 믿을 건 지하수 뿐… 시·군, 관정 개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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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가뭄에 믿을 건 지하수 뿐… 시·군, 관정 개발 안간힘

입력
2017.06.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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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가뭄 심화단계 ‘주의’에서 ‘경계’ 격상

서산시 운산면 와우리 농업용 관정시추 현장. 서산시 제공
서산시 운산면 와우리 농업용 관정시추 현장. 서산시 제공

“100m 가까이 땅을 팠는데도 아직 물기가 안 보이네… 이제 믿을 곳은 땅속 물밖에 없어 이마저 안 나오면 모내기를 포기해야 혀….”

4일 오후 충남 예산군의 한 관정시추 현장. 물이 없어 열 마지기 논에 모내기를 하지 못한 김모(63)씨는 지하수 시추기가 뿜어내는 먼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 쉬었다. 곁에 있던 다른 농민은 “다른 곳에서 시추에 실패해 자리를 옮겨 새로 구멍을 뚫고 있다”며 “이곳마저 물이 안 나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내 곳곳에서 농사용 관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달 안으로 모내기에 필요한 물을 끌어오지 못하면 올 농사를 접어야 하기 때문에 시 군마다 관정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천안시는 대형 관정 18개를 뚫고 있다. 농가지원을 위해 굴삭기 18대 임차하고 양수기 14대를 투입하는 등 긴급양수작업에 나섰다. 충남도 특별교부세 3억7,000만원을 받아 관정 15공을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하수도 말라버려 관정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본영 시장은 가뭄지역을 돌며 신속한 관정개발, 하천수 양수 등의 지원방안과 모내기가 불가한 지역에 대해서는 콩, 팥, 메밀 등 대체작물 파종을 지시했다.

천안시 동면의 한 육묘장에서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어린 모가 말라 가고 있다.
천안시 동면의 한 육묘장에서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어린 모가 말라 가고 있다.

서산시도 도비와 시비 등 총 사업비 8억원을 들여 성연면 명천ㆍ예덕리 농업용수 개발과 함께 서산A지구 가뭄대책에 나섰다. 또한 추경예산, 예비비, 재난관리기금 등 15억원을 관정ㆍ용수개발에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 1개월 강수량이 27㎜가 전부인 청양군도 관정 80곳 개발을 위해 2억8,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지하수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협 충남지역본부도 ‘가뭄재해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자체적으로 가뭄이 심한 7개 시ㆍ군에 우선 양수기 50대와 농업용 관정(21공) 설치를 지원키로 했다.

한편 충남도는 5일 가뭄 심화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안희정 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가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최근 두 달 동안 도내 강수량은 90.5㎜로 평년 대비 55.2%에 그쳐 보령댐 저수율이 준공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져 9.9%를 기록하고 있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도내 898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9.4%로 평년의 62.5% 수준이다. 특히 서산과 예산지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각각 15.1%와 24.9%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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