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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 내 일을 해야겠다, 나라 걱정은 좀 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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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 내 일을 해야겠다, 나라 걱정은 좀 덜 하고

입력
2017.06.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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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님이다. 먼저 축하 드린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가 몸으로 느끼는 변화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소통되고 있다. 상식적이다. 당연한 일을 하는데 감동적이다. 이 글을 쓰는 날이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한 일은 세월호 사건 당시 탈출 쉬운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 제자들을 구하다 숨진 김초원(26)ㆍ이지혜(31) 교사 두 분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지시였다. 기간제라는 이유로 이전 정권에서는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두 분은 순직했다. 순직 인정은 당연한 일이다. 근데 이 상식적인 일이 이전 정권에서는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자주하는 말이지만 이전 3년간 대한민국 예술, 문화계에 봄은 없었다. 근데 올해는 봄이 왔다. 공연이 많아졌다. 그랬다. 이전 정권 전에 봄은 공연과 행사의 계절이었다. 문화계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확연히 나눠져 있다. 연말이 극성수기이고 가을이 성수기 5월은 준성수기이다. 3년간 3번의 성수기 중 한번은 국가적 인재로 사라졌었다.

문화, 예술 지원정책의 가장 기본 원칙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이다. 블랙리스트로 모든 것을 정의 할 수 있는 이전 정권의 비정상적 문화정책은 “내 마음에 안 들면 지원하지 않는다. 처음에 내 마음에 들어 지원해도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간섭한다”로 풀이된다.

대구에 사는 사람으로 선거전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그 누가 된다고 세상 바뀌지 않는다.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거였다. 근데 정권 바뀐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금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옆자리에서 들리는 어르신들의 대화내용이 이전 정권에 대한 무능함의 탄식과 이번 정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신다. “이번에 하는 거 보니까 다르네, 이제 달라질라나? 달라지겠지?” 라며. 여기 대구에서 말이다.

세월호 이후 많은 국민들이 잊지 않겠다고, 기억하겠다며 와신상담 슬픔과 분노를 가슴에 품은 채 살았다. 그 국민들이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를 만들고 촛불을 들어 정권을 바꿨다. 그런 우리 이제 기대를 해도 되지 않을까?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나라가 나를 지켜주고 구해 준다고, 내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의무를 다했을 때 국가도 나에게 국가의 의무를 다해 줄 거라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비정상을 비정상이라 말하지 못했던 지난 몇 년, 이제 비정상이 규탄 받고 정상이 정상으로 대접 받는 시대가 되는 것 같다.

비정상의 정상화. 참 그러고 보니 ‘비정상의 정상화’는 이전 정권의 슬로건이었다.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정권초기에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이제 보니 이번 정권이 해야 할 말이고 일이다. 그러게 좋은 말, 좋은 표어, 좋은 슬로건 다 필요 없다. 진정성은 결국엔 실천으로만 증명된다.

시작은 좋다. 나도 이제 내 일 더 열심히 해야겠다. 나라 걱정은 좀 덜 하고.

송힘 월드뮤직앙상블 비아트리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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