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측근에 들었다” 증언
최순실 자필 메모 사진 5장 제출
최순실은 “넘어져 타박상” 불출석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관련 각종 비위를 고발한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노승일씨가 “최씨가 ‘삼성 돈을 먹으면 탈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최씨 측근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노씨는 2015년 독일에 가 최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나눈 이야기를 증언했다. 최씨는 ‘어지럼증으로 넘어져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참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이 “최씨가 박 전 전무에게 ‘삼성 돈을 먹으면 탈이 없다’고 말했다고 들었냐”고 묻자, 노씨는 “박 전 전무가 그렇게 말했다”고 회상했다. 노씨는 박 전 전무가 “최씨가 딸만 지원받으면 탈이 날 수 있으니 다른 선수를 함께 넣으라 했다”고 언급한 사실도 털어놨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자신이 교육부에 입김을 넣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뱉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노씨는 “(독일에서)저녁식사를 하고 귀가 중에 최씨가 ‘내가 교육부를 지금껏 15년 도와주고 있는데 딸 교육은 맘대로 안 된다’면서 ‘내가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노씨가 갑작스레 최씨의 자필 메모가 찍힌 5장의 사진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증거로써 자격을 두고 검찰ㆍ박영수특별검사팀과 변호인 간의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노씨 주장에 따르면 사진에는 최씨가 직접 작성해 준 ▦예거호프 승마장 관계자들의 명단과 연락처 ▦독일 사무실 구성 관련 지시 ▦독일 회사의 홈페이지 제작 관련 지시 등이 담겼다.
최씨 측은 박 전 전무 발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최씨 측은 국정농단 사건을 추적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책을 가져와 노씨에게 “책에 ‘박 전 전무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최씨 측은 국정농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안 의원 조차 박 전 전무를 ‘모사꾼’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박 전 전무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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