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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 방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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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 방북 거부

입력
2017.06.0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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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제재 문제 삼아

“추후에 다시 협의하자” 전달

통일부는 대북접촉 추가 승인

26일 서울 마포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약품 등 말라리아 방역 샘플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마포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약품 등 말라리아 방역 샘플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5일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대북 인도적 지원 및 종교 단체의 방북을 줄줄이 거부했다. 문재인 정부가 민간 단체의 대북 접촉을 허용하며 남북 교류 재개에 시동을 걸었으나, 북한의 꼬투리 잡기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은 이날 “북한이 6월 2일 이뤄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이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며 “이번 주 예정했던 말라리아 방역물자 반출과 우리측 대표단의 방북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팩스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에 전달하며 '추후에 다시 협의하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은 지난달 26일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처음 대북 접촉 승인을 받아 북측과 팩스로 논의해 왔다. 이 단체는 당초 7∼8일쯤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으로 말라리아 방역 물자를 전달하고 10일쯤에는 방북단을 꾸려 평양에서 추가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천주교ㆍ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국내 7개 종교가 회원 종단으로 참여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측도 이날 “오늘 오후 4시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한국이 지지한 상황에서 남북이 얼굴을 맞대고 평화를 논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내용이 담긴 북측의 팩스를 전달 받았다”고 공개했다. 개신교 교단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오후 4시 30분쯤 같은 내용의 팩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이날 6ㆍ15 남북공동행사를 평양에서 열자는 북측 주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남측위는 개성에서 공동행사를 여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해 둔 상태였다. 남측위는 “대표단 명단 및 행사 내용, 세부안에 대한 추가 협의를 거쳐 정부에 방북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평양의 정치적 논란 초래 가능성을 우려하는 정부가 남측위의 방북 신청을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

통일부는 이날 ‘겨레의 숲’ 등 민간단체의 대북접촉 4건을 추가로 승인해 새 정부 출범 이후 대북접촉 승인 건수는 모두 15건으로 늘어난 상태다. 북한의 거부는 남북 대화에 적극적인 문재인 정부와의 교류 재개에 앞서 유엔의 대북제재 등을 문제 삼아 북한에 유리한 교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선 잡기로 풀이된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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