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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환경평가 피하려 사드 부지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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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환경평가 피하려 사드 부지 축소했다

입력
2017.06.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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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여 부지 면적 2단계로 쪼갠 뒤

소규모 평가만 받고 배치 강행 정황

보고 누락 지시한 정책실장 직무배제

文대통령 “적정한 환경평가 진행”

사드 배치 일정 지연 불가피할 듯

사드 배치 누락 경위 조사결과 발표하는 윤영찬 수석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방부의 사드 배치 관련 누락 보고 경위에 대한 조사 결과와 청와대 입장을 발표한 후 백브리핑을 위해 1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사드 배치 누락 경위 조사결과 발표하는 윤영찬 수석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방부의 사드 배치 관련 누락 보고 경위에 대한 조사 결과와 청와대 입장을 발표한 후 백브리핑을 위해 1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서두르기 위해 부지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경위 파악과 함께 적정한 환경영향 평가 진행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또 국방부 위승호 정책실장이 사드 추가 보고 누락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하고 위 실장을 관련 직무에서 배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그 동안 주한미군에 공여된 부지에 사드를 배치하며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지 환경영향평가 자체를 회피하려 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보고 누락과 관련한 이 같은 내용의 진상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1단계 공여부지 면적을 최소화는 방식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피해 사드 조기배치를 강행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윤 수석은 “국방부는 작년 11월 25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전체 공여부지 70만㎡ 중 1단계 공여부지 면적은 32만7,799㎡로 제한하고, 2단계 부지를 공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1단계 부지를 33만㎡ 미만으로 지정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만 받게 계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아울러 사드 보고누락과 관련해 위승호 국방부 정책실장을 관련 직무에서 배제하고, 관련자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5일 국정기획자문위, 26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각각 업무보고를 했지만 4기의 사드 발사대가 추가 반입돼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윤 수석은 “청와대 안보실장 업무보고를 위해 국방부 국방정책실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 발사대 6기와 추가발사대 4기의 보관위치가 적혀 있었지만 보고서 검토 과정에서 위 실장이 이 문구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승호 실장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4기 추가 반입 사실은 미군 측과 비공개하기로 합의해 이전에도 보고서에 기재한 사실이 없어서 이번 보고서에도 삭제하게 했고 구두로 부연해 설명하라고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은 이에 대해 “미군 측과의 비공개 합의는 국군 통수권자에 대한 보고와는 별개”라며 “지난 정부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보고를 받은 뒤 “국방부에 법령에 따른 적정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을 더욱 높이라는 지침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일정은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논란이 한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측에 조사 결과를 통보했으며, 미국측은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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