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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각지로 번지는 北미사일 주민대피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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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각지로 번지는 北미사일 주민대피 훈련

입력
2017.06.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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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위기조장 비판에도 불구

지진 등 재난 대비하듯 北 미사일도

‘상시적 피난 준비대상’으로 굳히나

일본 혼슈(本州) 남부 야마구치(山口)현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주민 대피훈련이 4일 실시됐다. 사진은 아부소학교(초등학교) 체육관에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이 대피한 모습.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혼슈(本州) 남부 야마구치(山口)현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주민 대피훈련이 4일 실시됐다. 사진은 아부소학교(초등학교) 체육관에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이 대피한 모습.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대피훈련이 전국적으로 번질 조짐이다. 북한이 주일미군기지 공격을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가운데, 주로 동해연안이나 한반도와 가까운 규슈(九州)쪽 지자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나치게 공포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진이나 재해ㆍ재난을 대비하듯 북한 미사일이 일본인의 상시적 피난준비 대상으로 굳어질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지난 4일 야마구치(山口)현 아부초(阿武町)에서 진행된 대피훈련에는 주민 300명이 참가했다. 전국순간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현당국이 미사일 발사정보를 접수한뒤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방식이다. “미사일이 발사된 것 같습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오자 주민들은 정해진 관공서, 체육관 등 안전한 장소로 즉시 몸을 피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6살 딸과 훈련에 참가해 아부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한 40대 여성은 “별문제 없이 피했지만, (훈련 후에도) 불안감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후쿠오카현 오노조(大野城)시도 지자체 단독으로 미사일발사 가정 주민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시민 200여명이 초등학교에 모여 정보전달과 피난 절차를 확인했다. 사이렌이 울리면서 대피방송이 나오면 일부는 학교건물로, 다른 그룹은 대피할 장소를 찾아 무조건 몸을 숨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훈련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지만 동해 연안과 규슈 북서부쪽 지자체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분위기다. 현지 방재담당자들은 “미사일 훈련은 처음이지만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울리면 고지대로 도망가듯 행동패턴은 자연재해와 다르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면 7~8분 안에 일본에 도달해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며 “마땅한 대피처가 없으면 무조건 엎드리기라도 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가 최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대북압력 강화를 촉구한 것을 비난하며 “우리군은 이제까지는 주일미군 기지를 조준했으나, 일본이 미국에 추종해 적대적으로 나온다면 과녁은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NHK는 “주일미군기지 외에 (일본영토내 다른)지역도 공격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을 위협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오는 9일엔 야마가타(山形)현 사카타(酒田)시, 12일은 니가타(新潟)현 쓰바메(燕)시, 후쿠오카현도 12일 한차례 더 훈련을 계획하고 있으며 나가사키(長崎)현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아직 대도시의 대규모 훈련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훈련실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얻고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 전철 운행이 중단되기만 해도 ‘무리한 위기조성’이란 반발이 나올 수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일본 규슈(九州)의 후쿠오카(福岡)현 오노조(大野城)시 주민들이 4일 오노조시가 실시한 북한 미사일 발사 가정 주민 대피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시내 한 소학교(초등학교)에서 열린 이날 훈련에는 2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해 정보의 전달과 피난 절차 등을 확인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규슈(九州)의 후쿠오카(福岡)현 오노조(大野城)시 주민들이 4일 오노조시가 실시한 북한 미사일 발사 가정 주민 대피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시내 한 소학교(초등학교)에서 열린 이날 훈련에는 2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해 정보의 전달과 피난 절차 등을 확인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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