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멘토’ 전주대 이정로씨
지방 청소년이 끼 펼칠 수 있게
매달 콘서트 열어 문화 징검다리
“젊음과 열정이 가장 큰 밑천이죠. 주변에 ‘끼’ 있는 청소년들이 자포자기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주대 경영학과 2학년 이정로(23)씨는 같은 또래 대학생과 청소년들의 청춘멘토다. 이씨는 주변에서 ‘꿈을 파는 청년 문화기획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 공연과 거리축제 등 다양한 문화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젊음이들의 꿈을 키우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매월 한 번씩 전주한옥마을의 창작지원센터에서 ‘진짜 음악’이라는 타이틀의 콘서트를 연다. 중앙의 뮤지션과 지방 아트스트 교류를 통한 지역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음악회에는 서울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실력파 인디밴드들이 출연한다. 지난달 윤딴딴, 강전한씨가 무대에 올랐고 이달 10일에는 한올, 정해일씨가 출연한다. 공연은 대부분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진 음악회는 이씨가 행사 기획부터 가수 섭외, 현장 감독까지 도맡아 한다.
이씨가 문화 활동에 적극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단지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많은 청춘들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 노래 잘하고 춤을 잘 춰 아이돌을 꿈꾸며 서울로 올라가지만 대부분 기획사에 들어가 돈 까먹고 시간 낭비하기 일쑤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결국 포기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도 노래 부르고 기타 치는 걸 좋아해 중학생 때부터 음악프로듀서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중3 겨울방학부터 시작해 편의점·주유소 등 웬만한 알바는 다 경험했다. 이렇게 모은 2,000만원으로 20세 때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축가를 녹음해 주는 스튜디오를 차려 1년간 운영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지난해 4월에는 ‘다부부 컴퍼니’라는 음악기획사를 차렸다. 할아버지가 ‘다 함께 부자되자’는 의미로 지어준 이름이다. 직원이라곤 알바생 대학생 2명이 전부로 사실상 1인 기업이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40여명의 중고생을 모아 무료 보컬, 댄스 트레이닝을 시킨 뒤 뮤직비디오를 찍고 음반도 냈다. 어버이날은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CD에 담아 부모님께 전달하는 선물 프로젝트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전대 문화인’ 축제를 기획하고 제안서 쓰고 행사까지 진행하는 1인 3역을 맡아 주민들로부터 호응이 컸다. 이씨는 “중앙과 지역 차별 없이 어디서나 문화를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고 꿈꾸는 청소년들 위한 마중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하태민 기자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