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이근/사진=K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훤칠한 외모에 시원한 장타를 뿜어내는 무명의 장이근(24)이 내셔널타이틀 메이저 대회인 한국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과 동시에 다가올 7월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해 뛸 자격을 얻었다.
장이근은 4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ㆍ7,328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0회 한국 오픈(총 상금 12억원ㆍ우승 상금 3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 등을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 KGT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순위
나흘간 합계 7언더파 277타가 된 장이근은 전날 단독 선두였던 김기환(26ㆍ볼빅)과 연장 승부를 벌여 승리했다. 전통의 한국 오픈에만 적용되는 연장 룰인 16~18번 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합계 스코어 이븐파의 장이근은 3오버파로 난조를 보인 김기환을 제압했다. 3년 전 같은 무대에서 챔피언조로 출발했으나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무너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당시 선두 양용은(45ㆍKB금융그룹)에 1타 뒤진 2위로 마지막 날에 임했으나 25개 홀(전날 일몰)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 5타를 잃으며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182cm의 장이근은 초등학교 때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간 골프 유학파다. 미국 서부 명문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골프부에서 활동하다 프로 입문을 위해 중퇴했다. 그러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은 만만치 않았고 아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차이나 투어에서 뛰면서 실력을 쌓은 그는 지난해부터 아시아프로골프 투어로 옮겼고 올해 4월의 잉더 헤리티지 준우승이 프로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는 원아시아투어 회원 자격으로 나왔다.
우승 상금보다 더 큰 보너스도 따라온다. KPGA 5년간 시드는 물론 같이 연장 승부를 벌인 김기환과 나란히 오는 7월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역사와 전통의 디 오픈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경기 후 장이근은 "평생 못 잊을 감격스러운 우승"이라며 "한국 대회에 자주 나올 수 있게 돼 반갑고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동경해온 디 오픈 무대를 서게 됐다. 목표는 PGA투어에 진출해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장이근은 아버지로부터 좋은 유전자(DNA)를 물려받은 선수다. 아버지는 8세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아들의 초창기 스윙 코치로 알려졌다. 골프 실력이 웬만한 프로급에 가깝다는 아버지 장오천 씨는 한국 오픈이 열린 우정힐스 골프장 클럽 챔피언(아마추어 최고 영예)을 지냈다. 장이근은 "아버지가 우정힐스 골프장 구석구석을 잘 알아 세세한 코스 특성을 귀띔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는 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뛰어난 체격과 체력을 아들에게 대물림했다. 그 결과물이 스타성의 근간인 압도적인 장타다. 주변 관계자에 따르면 장이근은 평소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평균 300야드(약 274m)는 거뜬히 나간다. 이는 이날 연장 승부를 벌인 김기환과 다른 점으로 김기환은 정확한 쇼트게임과 아이언 샷을 기반으로 한 정확도 위주의 경기를 운영한다.
장이근과 김기환의 연장 승부는 17번 홀(파4)에서 갈렸다. 장이근이 그림 같은 칩인 버디를 낚는 사이 김기환이 보기를 범하며 2타 차가 났다. 앞서 장이근과 김기환은 정규 라운드에서 끝나는 순간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겼다. 패색이 짙던 둘은 17~18번 홀에서 나란히 어려운 퍼트를 연속으로 홀 컵에 떨어뜨리는 버디 행진으로 드라마 같은 역전을 일궈냈다.
관심을 모았던 최진호(33ㆍ헌대제철)와 허인회(30ㆍJDX) 등은 6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를 때린 박상현(34ㆍ동아제약)은 단독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국가대표 김동민(19ㆍ대구 영신고)이 공동6위(3언더파 281타)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을 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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