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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ㆍ제주ㆍ파주ㆍ부산 동시다발…되살아난 AI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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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ㆍ제주ㆍ파주ㆍ부산 동시다발…되살아난 AI 악몽

입력
2017.06.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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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농장 공급한 군산이 진원지

농가 곳곳 의심 신고 잇달아

두달도 안돼 다시 확산 초비상

경보단계 ‘관심’으로 낮춘지

사흘만에 ‘경계’로 다시 격상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의 종계농장으로부터 가금류를 공급받은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4일 방역관계자들이 농가 진입로를 통제하고 있다. 경기도는 군산 종계농장으로부터 가금류를 공급받은 이 농가에 대한 간이검사 결과 AI 양성반응이 나와 농장닭 1500여 마리를 매몰처분했다. 뉴스1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군산시의 종계농장으로부터 가금류를 공급받은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4일 방역관계자들이 농가 진입로를 통제하고 있다. 경기도는 군산 종계농장으로부터 가금류를 공급받은 이 농가에 대한 간이검사 결과 AI 양성반응이 나와 농장닭 1500여 마리를 매몰처분했다. 뉴스1

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잠잠해진 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AI 악몽이 다시 살아났다. 주말 사이 제주 호남 영남 수도권 등에서 AI 관련 의심신고와 의심축(AI 발생이 의심되는 가축) 확인이 잇따르면서 AI가 재창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AI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2일 제주 제주시 토종닭 농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데 이어 3일 전북 군산시 오골계 농장의 역학조사 과정에서도 AI 의심축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4월 4일 이후 더 이상 AI 추가 발생이 없자 지난달 31일을 마지막으로 특별방역대책 기간을 끝내고 이달 1일을 기해 위기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낮췄다. 결국 채 사흘 만에 위기경보 단계를 다시 올린 셈이다.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가 발생한 군산시 농장에서 지난달 가금류를 공급받은 경기 파주시 농장과 부산 기장군의 농장에서도 간이검사 결과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군산시 농장의 가금류 1만3,000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고, 파주시 농장의 가금류 1,500마리도 살처분했다. 이번 발생의 진원지가 된 군산시 농장에서는 제주ㆍ파주ㆍ기장ㆍ양산 등 4개 농장으로 가금류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유통경로를 추적해 AI 추가 발생 여부를 확인 중이다.

방역당국은 또 AI가 발생한 시ㆍ도의 축사농가 모임을 금지하고 다른 시ㆍ도의 경우도 축사농가 모임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또 5일부터는 전국 전통시장 및 가든형 식당에서 살아 있는 닭 등 가금류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도 방역대 내 가금류 1만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를 실시하고, 방역활동을 강화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에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제주 가금류 사육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는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1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축산농가들은 청정 지역인 제주에서도 AI가 발생한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성1리 김형언 이장은 “난데없이 마을 주변 농가에서 AI가 발생해 기르던 닭 등을 살처분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더 이상 다른 농가로 확산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기장군에서 오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61)씨는 “AI가 발생한지 몇 달 됐다고 또 AI냐”며 “멀쩡한 오리들을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땅속에 묻는다는 것은 내 인생을 묻은 거나 마찬가지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AI 재발생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이 실시되면서 정부가 기대했던 AI 청정국 회복은 무산됐다. 한국은 국제수역사무소(OIE) 규정에 따라 마지막으로 AI가 발생한 농장에 대한 살처분ㆍ소독이 끝난 시점(4월 4일)부터 3개월이 지난 다음달 3일 AI 청정국 선언이 가능했었다. 지난번 AI로 인해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3,787만마리였다. 경제적 피해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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